[유럽의 투자처로 떠오른 폴란드를 가다] 유럽위기 속 플러스 성장…동유럽 생산거점 급부상

입력 2013-06-17 17:32   수정 2013-06-18 02:29

내수시장 매년 2%씩 성장 … 중산층 파워가 성장 이끌어
투자금 50% 면세 등 혜택 … 터키·체코 등 물류 잇점
기업하기 좋은 곳 떠올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동쪽으로 150여㎞ 떨어진 폴란드 최대 화학업체 푸와비 공장. 각종 화학 원재료와 비료를 만드는 이 업체의 매출은 유럽 재정위기가 시작된 2009년 약 20억즈워티(약 7100억원)에서 지난해 약 38억즈워티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비료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이다. 그레고르 쿨리크 푸와비 홍보담당 이사는 “동유럽 지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식량 소비는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덕분에 비료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서남부 오폴레주(州)에 있는 TV 및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업체 펄스트림도 매출이 2011년 1400만유로에서 지난해 2700만유로까지 뛰었다. 올해는 4000만유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계수 사장은 “납품처인 LG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동유럽 쪽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한국 업체가 다른 나라 업체보다 강세인 것도 이유지만 전반적으로 동유럽 소비시장 자체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5일 사흘간 1000㎞를 넘게 이동하며 폴란드의 주요 산업단지를 돌아보는 동안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성장률 하락 등 통계 수치와는 딴판이다. 내수시장의 역동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제나 카야 폴란드 투자청 부청장은 “서유럽에 대한 수출이 줄고 있지만 폴란드 내수시장은 매년 2%대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경제위기라도 서유럽과 동유럽의 상황은 다르다. 역설적으로 동유럽의 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이 지역 소득은 1인당 1만달러 전후(국민총소득 기준)다. 소득 1만달러는 중산층 국가의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의식주 중심의 소비생활에서 벗어나는 단계다. 정방선 현대차 폴란드 법인장은 “동유럽에선 서유럽보다 첫 차 구매 비율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동유럽진출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

동유럽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한국 기업에는 미개척지다. 삼성 스마트폰과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하면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규모를 놓고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폴란드 인근 터키, 체코 등 육로로 직접 물류가 가능한 동유럽 12개국의 인구를 합하면 2억2000만명이 넘는다. 또 이들 국가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평균은 1만2000달러 선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이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남아시아 지역보다 인구는 적지만 국민소득은 훨씬 높다. 카야 부청장은 “가구, 요트 등 중산층이 선호하는 제품의 수요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유럽 생산거점으로 추천할 만한 곳은 폴란드 동부지역이다. 일단 기업하기가 좋다는 평이다. 펄스트림의 박 사장은 “비정규직의 경우 비수기인 여름에 전체의 10% 이상을 일시 해고했다가 겨울에 다시 채용하곤 한다”며 “그래도 정부는 물론 노조에서도 반발이 없다”고 말했다.

아카디우스 타노스키 폴란드 투자청 부국장은 “최근 폴란드의 임금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사회보장비가 낮아 기업의 비용 부담은 여전히 동유럽에서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동부는 서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예산을 집중 투입하며 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부지역의 경우 투자금의 30%까지만 면세 혜택을 받지만 동부에서는 50%까지 가능하다. 동부 주요 거점인 푸와비, 루블린시 등은 값싼 전기·가스비 등을 내세우며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레고르 시에민스키 루블린시 부시장은 “동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허브로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루블린·푸와비·글리비체(폴란드)=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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