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혜이니 “헬륨가스 목소리, 변성기 안 왔나봐요”

입력 2013-06-18 10:20  


[양자영 기자] 카메라 앞에 선 신인이라기엔 그 포스가 너무 당당하다. 헬륨가스를 흡입한 듯한 목소리에 미국에서 5년 정도 살다 온 것 같은 교포발음, 예사롭지 않은 각종 경력까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게 없다. 넌지시 정체가 뭐냐고 물어보니 생긋 웃는다. 

“저도 제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이름이 김혜인이라 어릴 때부터 외계인이라고 많이 놀림 받았는데, 정말 외계인인가?”

자기 자신도 모르는 혜이니(본명 김혜인. 21)의 정체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노래 잘 하는 성우를 꿈꾸던 혜이니는 음악에 욕심이 있던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초등학교 시절 여러 동요대회에 나갔다. 타고난 실력으로 상을 휩쓸면서 한 작곡가와 인연을 맺고 동요집까지 발매했다. 이후 키즈팝 활동을 하던 중에 가수 김현철을 만났고 그와 상해 K팝 공연에 초청을 받아 처음으로 중국 무대도 서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중국 활동은 동방 TV 출연, 북경 CCTV 홍보영상 촬영, 중국-대만 수교 15주년 기념 콘서트로 이어졌다. 기죽지 않기 위해 중국어 인사말을 외워갔는데 발음이 좋다는 주위의 칭찬에 중국어는 물론 중국 문화까지 마스터했다. 현지 엔터에서 러브콜이 오기도 했지만 데뷔는 꼭 한국에서 먼저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계약을 미뤘다. 그러다 1년 전, 지금의 소속사와 만나 꿈을 이뤘다.

“처음에는 중국이나 한국을 자주 오가면서 활동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여기서 먼저 성공해야 돌아올 곳도 생기는 거잖아요. 장나라 선배님같은, 그런 길을 걷고 싶었어요.”

사실 혜이니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 숱한 무대경험은 물론 뛰어난 영어-중국어 회화실력, 스케이트 쇼트트랙 선수 활약 경험, 피아노 바이올린 드럼 우쿨렐레 연주 경험을 갖춘 그가 도대체 왜 ‘가수’로 벌어먹고 살겠다는 생각을 한 걸까? 심지어 그는 유학일지 ‘영어 못하면 똥도 못 누나~’를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어릴 때 워낙 호기심이 많아서 운동도 했다가 악기도 했다가 별걸 다 했어요. 스케이트로 주니어 챔피언까지 나갔었는데 언제 다칠지 모르는 운동이라 부모님이 싫어하셔서 그만뒀지만요. 아직도 허벅지가 엄청 두꺼운데 이게 다 근육이에요.”

허벅지를 직접 누르며 자신의 우량함(?)을 과시한 혜이니는 곧바로 진로 고민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어쨌든 고등학교 마칠 때까지는 학업에만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고 3이 되니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틈틈이 광고 녹음이나 애니메이션 더빙에 참여해왔으니 그 경험을 살려 노래 잘 하는 성우가 되려고 했었죠. 그런데 가수가 된 걸 보니 오랜 전부터 전 이미 가수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한 게 아닐까...하하.”


어릴 때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정식으로 데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게다가 혜이니에겐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나 조언을 해줄 빵빵한 직속 선배가 없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헤쳐 나가 ‘첫 모범사례’가 돼야 하는 셈이다.

“어릴 때 활동을 거울삼아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무대 상황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아무래도 약간의 부담은 있죠. 하지만 위축되거나 아쉬운 부분은 전혀 없어요. 혼자서 모든 걸 해야 하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저에겐 솔로가 더 어울리는 것 같거든요. 선배는 없지만 소속사 식구들이 격려도 많이 해주고요.”

혜이니는 15일 MBC ‘음악중심’과 16일 SBS ‘인기가요’에서 신곡 ‘달라(DALLA)’의 첫 무대를 씩씩하게 마쳤다. 난생 처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그만큼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혜이니를 ‘목소리 특이한 애’로 기억하고 있었다. 아기같이 통통 튀는 발랄한 목소리는 혜이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저는 변성기가 안 왔나봐요. 나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처음 제 목소리 들으면 아주 어리게만 보시는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는 목소리 때문에 ‘헬륨가스 잘못 마셨다’ ‘귀여운 척 한다’는 오해와 소문이 많았는데 나중에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다 보니 그런 오해는 사라졌어요.”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보이스컬러를 가진 자우림의 김윤아를 가장 닮고 싶다는 혜이니는 “그 분처럼 노래를 잘 부르고 얼굴도 예뻤으면 좋겠다”고 무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혜이니에 대한 열혈 탐구가 이어진 뒤에야 그가 가진 진짜 매력과 진심을 알 수 있었다. 당당한 매력을 지닌 엉뚱 쾌활한 만능소녀. 기분파라 예민할 때도 있지만 매사 긍정적인 모습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저 정말 외계인이 되고 싶어요. 아무도 보여주지 못했던 걸 보여줄 수 있잖아요. 밝은 모습, 조용한 모습, 악기를 다루는 모습, 조금씩 내 안의 무언가를 꺼내 보일 때마다 모두 의아해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질리지 않는 매력으로 오래오래 활동하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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