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美물류사 인수 '무산위기'…CJ, 투자계획 10여개 '스톱'

입력 2013-06-18 17:29   수정 2013-06-19 03:52

검찰 수사로 불확실성 커져…해외파트너 협상 중단 요구…10여개 투자계획 '올스톱'
규제·불황 직격탄…CJ제일제당 영업익 20% ↓




지난달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CJ그룹은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룹 총수를 겨냥한 검찰 수사의 여파가 어느 정도 충격을 줄지 가늠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해외사업 부문의 우려가 컸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신인도에 상처를 입어 해외사업이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은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조(兆) 단위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다른 10여건의 굵직굵직한 해외투자 협상도 사실상 중단됐다. 해외 파트너들이 협상 연기를 요구하거나 CJ그룹 측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선포하고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던 CJ그룹의 발전전략이 초기부터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해외 투자, 전면 중단 위기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추진하던 미국 물류회사에 대한 1조5000억원대 M&A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며 “2차 실사를 준비하던 중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것”이라고 18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몇 주 전부터 중국 기업 등이 달려들면서 해당 업체가 협상 파트너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IB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이번 협상의 규모가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 CJ그룹 계열사들이 진행 중이던 해외 투자 가운데 무산 위기에 놓인 사업은 총 1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주력 상품 라이신(가축 사료용 아미노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추진 중이던 중국 농·식품업체 M&A, 아시아 지역 외식업체와 논의 중이던 CJ푸드빌의 프랜차이즈 총판계약 등 총 10여건의 커다란 해외 투자 협상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꼬여버린 ‘글로벌 원년’

CJ그룹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글로벌 CJ’를 완성하는 원년으로 삼고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다른 해외 국가에 이른바 ‘제4의 CJ’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작년 29%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당장 내년에 32%로(33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매출의 50%를 외국에서 달성한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하지만 이 계획은 아직 구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무리에 들어갔어야 할 내년 글로벌 사업전략 수립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매년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 신규 진출국에서 개최해온 ‘글로벌 콘퍼런스’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당초 터키나 인도네시아에서 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사실상 취소됐다.

○악화되는 실적

CJ그룹은 경기에 민감한 식품 유통 부문이 주력이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분기에 12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5% 뒷걸음질쳤다. CJ대한통운은 60.6% 감소한 142억원에 그쳤다. 홈쇼핑 등이 선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 지주회사인 CJ(주)의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2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감소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24% 성장과는 거리가 먼 어닝쇼크가 나타난 것이다.

‘맏형’인 CJ제일제당이 간장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품을 철수시키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등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외식점포에 대한 거리제한으로 빕스 비비고 등 외식업체의 국내 확장은 원천 봉쇄당했다. CJ(주)에 대한 증권업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865억원으로 한 달 전(1조2142억원)에 비해 2.33% 하향 조정됐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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