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 키우는 한양대 테크노경영學

입력 2013-06-18 17:35   수정 2013-06-19 04:26

대학 혁신의 현장을 가다

공대생 전원 의무 수강…"기업 운영·소통과정 배워"




서울 행당동 한양대 캠퍼스에서 열린 올해(5월22~24일) 대학 축제. 학생회관 근처에 마련된 임시 주점들 사이에 발광다이오드(LED) 칩 520개로 만든 가로세로 50㎝ 크기의 푸른색 정사각형 LED 큐브가 등장했다. LED 큐브에는 1980년대 PC게임으로 유행하던 뱀꼬리 게임이 3차원(3D)으로 구현됐다. 게임비는 3게임에 1000원. 15점 이상을 얻으면 상금 2만원을 주는 3D 뱀꼬리 게임은 총 10만4000원의 수익을 거둬 투자액 8만2650원 대비 25.8% 수익을 올렸다.

3D 뱀꼬리 게임 이벤트는 한양대 공대생 5명으로 구성된 IM팀이 테크노경영학 강의의 실습 ‘5만원 프로젝트’ 과제로 만들어낸 아이템이다.

○“5만원으로 3일 만에 36만원 벌어”

한양대는 체계적인 창업 교육과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해 올해부터 공대생(학년 정원 1116명) 전원에게 의무적으로 테크노경영학을 듣도록 했다. 경영학 수업과 창업 프로젝트 등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자는 취지다. 이번 학기에는 1차로 500여명을 10개 반으로 나눠 교수 3명이 각각 3~4개 반을 맡아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기업가 정신, 마케팅 등 경영 이론 2학점, 조(5인)별 실습 1학점 등 3학점으로 구성돼 있다. 실습은 학교에서 지급하는 5만원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는 ‘5만원 프로젝트’와 학생들이 기업 임직원과 함께 해당 기업의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내는 ‘산학 윈-윈 프로젝트’ 중에서 조별로 선택했다.

팀원끼리, 또는 교수와의 토론과 협의를 거쳐 100여개 사업 아이템이 도출됐다.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즉석 소개팅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시도한 폴짝팀은 5만8000원의 수익과 함께 소개팅 6건을 성사시켰다. HYMSE팀은 형광 팔찌를 팔아 종잣돈을 불린 뒤 소프트 아이스크림 기계를 빌려 축제 기간 동안 36만3000원의 수익을 거뒀다.

산학 윈-윈 프로젝트에서도 운전자에게 운전 환경뿐 아니라 음악, 건강 진단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용자 등록 시스템’ 등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경영 이론과 실습을 접목한 수업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IM팀의 팀장 이지훈 씨(융합전자공학부 3학년)는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나 실제 사업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마주치는 경험을 통해 기업 운영 과정을 배웠다”고 말했다.

○무작위 조 편성으로 소통 능력 키워

테크노경영학 수업은 학생들이 창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실습 조를 무작위로 짜고 있다. 중간고사를 친구 알기 프로젝트로 대체한다. 3개 반을 맡은 민덕규 교수는 “몰랐던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습 외에도 선배 기업인과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분야의 특강을 실시하며 네트워크 구축을 유도한다. 올해는 LG전자, 벽산엔지니어링 등 기업 임직원과 회사법 전문인 장선호 변호사 등이 강사로 참여했다. 다음 학기에는 근무환경 컨설팅업체 해피래빗을 창업한 한성원 대표 등이 참여한다.

테크노경영학 수업의 목적은 경영 감각을 갖춘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나아가 엔지니어가 기술 창업을 할 때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4개 반을 지도한 안광일 산업공학과 교수는 “모든 학생이 창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학생이 결국엔 기업과 관계된 일을 한다는 점에서 경영 체험은 의미가 있다”며 “직장에 들어가 사업 아이템을 찾고 창업하는 과정도 수월해져 기술 창업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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