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수출中企] 에스텍파마, 원료의약품 日·유럽 수출…해외매출 75%

입력 2013-06-19 15:30  

다국사 의약품 원료 위탁생산…MRI 조영제 생산 본격화
급성장 중국시장 적극 공략




원료의약품 생산업체인 에스텍파마(사장 김재철)는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매출의 80% 가까이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주요 수출 시장인 일본과 유럽지역 수출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의약품 원료 개발이 주업

에스텍파마는 의약품 원료를 개발, 생산해 완제 의약품 제약사에 공급하는 전문업체다. 주요 제품은 천식 치료제, 위궤양 치료제,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등이다.

지난해엔 매출 680억원에 영업이익 120억원을 올렸다. 매출의 75%가 수출이다. 일본이 전체 수출의 80%로 가장 많고 미국, 유럽 등이 그 뒤다.

올해 매출은 상반기 엔저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가 꾸준하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일본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약품 특허만료로 아웃소싱을 늘리면서 에스텍파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원료까지 수출하게 돼 일본 수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의약품 원료 시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의약품 승인·심사 등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지만 기술력을 확보한 에스텍파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번째 성장동력은 MRI조영제 및 다국적 제약사와의 오리지널 의약품원료 위탁생산(CMO) 계약이다. 김 사장은 “2014년 수익성이 높은 MRI조영제 매출이 본격화하면 영업이익률은 기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에스텍파마는 2010년 유럽 EMP사에 MRI조영제 4종 및 CT조영제 3종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납품을 시작한다.

글로벌 톱10 제약사와의 CMO 계약도 올 하반기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스텍파마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시장은 중국이다. 김 사장은 “중국에 있는 대학 내에 연구소를 설립해 현지 제약회사에서 완제의약품사업을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전자치료제 개발도 신사업이다. 지난해 바이오벤처 씨티아이바이오 지분 15.4%를 40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불황 때 투자 더 늘려

위궤양치료제 소염진통제 천식치료제 빈혈치료제 등 핵심원료의약품(API) 전문회사인 에스텍파마는 2008년 이후 총 25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공장 증설에 150억원, 토지 매입에 60억원, 바이오벤처 투자에 40억원을 썼다. 한 해 매출의 30% 가까운 규모다.

또 중국 베이징에 자체 연구소를 설립해 완제품으로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사업 계획을 축소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위기(危機)는 한자로 보면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를 동시에 뜻한다”며 “경기가 나쁠 때는 특히 중소기업엔 위험 요소가 많지만 거꾸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FDA 기준 맞춘 신설비 가동

에스텍파마는 최근 화성공장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 완공한 제2공장(B동)이 생산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현재 가동되고 있는 제1공장에는 20개의 반응기가 돌아가고 있다”며 “제2공장에는 이보다 많은 21개의 반응기가 설치됐는데 올 상반기 가동을 시작하면서 연간 생산능력이 예전보다 2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2000ℓ부터 8000ℓ 용량의 원통형 반응기는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핵심 설비다. 반응기에선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특정 물질의 가열·농축·증류 과정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서 특정 물질이 의약품의 기능을 하는 다른 구조로 변화한다. 김 사장은 “설탕이나 소금과 같은 물질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약효를 내는 다른 구조의 물질로 변화시키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응기를 거쳐 해당 물질에서 여과·건조·분쇄시켜 약효를 낼 수 있는 성분만을 뽑아내 완제품 의약품 제약사에 공급하게 된다. 에스텍파마는 화성공장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적합하게 설계했다. 국제 수준의 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설비로 인증을 받게 되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김재철 사장 "불황때 생산능력 두배 확충"

日·유럽 비염치료제 수요 증가…경기 상관없이 성장 지속
美·유럽에 MRI 조영제 수출
김재철 에스텍파마 사장(54·사진)은 국내 중소기업계에서 ‘검투사’로 불린다. 위기 때마다 공격적인 투자로 회사를 키웠고 여전히 멈추지 않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어서다.

김 사장은 1992년 연구중심 기업으로 회사를 설립했다가 1996년 생산을 시작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도약의 발판이 됐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료의약품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약회사들이 에스텍파마의 원료의약품을 대거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창업 3년째인 1999년 첫 도박을 했다. 당시 매출(30억원)의 절반이 넘는 20억원을 들여 경기 안산시에 첫 공장을 지었다. 이후 빈혈 치료제, 혈전 치료제, 기관지천식 치료제,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거래처가 늘면서 기존 공장으로는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전환사채 등을 발행, 투자 자금을 조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그는 또다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당시 매출보다 많은 250억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시에 공장을 세웠다. 김 사장은 “회사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미리 투자를 했던 것”이라며 “‘미래가 있다’는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스텍파마는 최근에도 공격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50억원을 투입해 화성공장을 증축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기준에 적합한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선 것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비염·천식치료제 등 의약품 생산량을 두 배 가량 늘릴 예정이다. 김 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약품 분야는 글로벌 경기와 무관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가 위축돼도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오히려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향후 비전과 관련해 머릿속에 두 가지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원료의약품 위주의 사업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제약회사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원료의약품 생산이 안정적 단계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완제품을 만들어 팔 예정”이라며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현재 완제품 몇 가지를 유럽 제약회사에 위탁 생산한 뒤 미국에 판매하는 계획이 논의 중”이라며 “완제품 판매 사업이 시작되면 수백억원의 새로운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가지 성장동력은 프리필드시린지(Pre-filled Syringe·사전 충전형 주사기) 사업이다. 프리필드시린지는 주사기 안에 용해된 주사액이 충전돼 있어 의료진이 별도로 유리앰플에서 주사기로 주사액을 주입할 필요가 없는 제품이다. 김 사장은 “프리필드시린지는 제조원가가 비싸 그동안 병원 등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며 “단가를 낮추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70%를 넘어섰고 내년에는 8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에스텍파마가 강점을 가진 MRI 조영제를 비롯해 알코올 중독 치료제 등의 유럽 판매가 수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앞으로 일본, 유럽시장 이외에도 중국, 중동시장 진출 등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며 원료 의약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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