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캔버스에 멋진 샷 날릴 땐 예술작품 만들었다는 희열 느끼죠"

입력 2013-06-19 17:20   수정 2013-06-20 05:01

골프로 배우는 인생 - 유병국 유아트스페이스 대표

구력 23년, 홀인원만 4번
입문 후 1년여만에 싱글…미술계 골프고수로 명성

골프·사업 正道 걸어야
명품은 노력한 만큼 나와…젊은 신진작가 발굴 최선




“골프는 예술입니다. 푸른 골프장 전체가 유화를 그릴 수 있는 하나의 캔버스지요. 작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와 재료가 다 있어요. 골퍼는 예술가입니다. 샷이 정확하게 잘 돼 공이 핀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갈 때 예술 작품을 하나 만들었다는 희열을 느낍니다.”

미술계에서 골프 고수로 이름 난 유병국 유아트스페이스 대표(63)는 갤러리를 40년째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골프 예술론’을 풀어냈다. 구력 23년의 싱글핸디캡 골퍼인 유 대표를 지난 17일 서울 청담동 유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났다.

유 대표는 자신의 갤러리 빌딩 꼭대기층에 자신만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놨다. 빌딩 5층에 들어서자 부드러운 바람에 실려 소나무 향기가 퍼졌다. 서재로 꾸민 실내공간 주위에 소나무 18그루를 심어 옥상정원을 조성해 놓은 것. 수령 70년 이상 된 제법 큰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서있었다.

“소나무를 이렇게 가꾸기까지 많이 노력했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작품이 나오지 않아요. 작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면 관객은 감동을 받습니다. 좋은 샷에는 동반자도 환호하죠. 골프와 미술은 노력하지 않으면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74년에 서울 인사동에 갤러리삼경을 내면서 미술계에 발을 들인 유 대표는 1990년 친구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승부욕이 강해서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았다”며 “1981년 경기도 용인 한성CC에서 77타를 쳐서 골프에 입문 뒤 1년3개월 만에 싱글 패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한때 한성CC 공인 핸디캡 3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싱글뿐만 아니라 한성CC에서 홀인원도 두 번이나 해서 잊을 수 없다”며 “지금도 페어웨이나 그린 관리를 너무 잘해서 한성CC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유 대표는 홀인원을 네 번이나 경험했다. 그 가운데 특별한 홀인원이 있다. 유 대표는 “1997년께 경기도 광주 중부CC에서 140m 내리막 파3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는데 공이 그린을 맞지 않고 홀로 바로 빨려들어갔다. ‘다다닥’ 소리가 나더니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앞에서 지켜고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첫 홀인원은 숫자 7과 인연이 깊다. 1996년 7월27일 한성CC 옐로코스 7번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DDH 7번 골프공을 쳤는 데 홀인원이 됐다. 7이라는 숫자가 5개나 엮인 홀인원이다. 당시 대한항공의 태국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 2장을 홀인원 상품으로 받았다. 이후에 한성CC와 여주CC에서 각각 한 번의 홀인원을 추가했다.

유 대표는 골프와 인생에서 모두 정도(正道)를 걷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3~4년 동안 요통이 있어서 스윙을 할 때 허리를 안쓰고 요령으로만 쳤더니 샷의 일관성이 떨어졌습니다. 한때 3개였던 핸디캡이 9개까지 늘어났죠. 곰곰이 생각해보니 기본기를 잊고 있었더군요. 이제 허리를 제대로 써가면서 폼을 갖추니 공이 마음먹은 대로 나갑니다. 골프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에 충실하게 성실히 쌓아놓은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지요.”

유 대표는 미술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힘쓴다. 그는 “최근 8년 동안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모전을 계속 진행해왔다”며 “작품성은 있는데 미술계에 등단하기 힘든 젊은 작가를 공모전을 통해 발굴하고 이후엔 개인전도 열어주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발굴한 40명의 작가는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골프를 처음 치는 친구들을 골프장에서 머리 올려주듯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전시회를 계속 열어 미술계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 미켈슨, 1시간 '쪽잠' 자고도 선두로
▶ 퍼팅 어드레스·스트로크 즉석에서 체크…자가 교정용 '퍼터휠' 나왔다
▶ "전국 돌며 친목·봉사활동…'나눔골프' 매력에 푹 빠졌죠"
▶ 감각 살린 컴퓨터샷…왼팔 몸에 붙이고 다운스윙
▶ 국내 女골프도 '메이저의 계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