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미켈란젤로가 그린 건 가슴 속 불꽃이었다

입력 2013-06-20 17:16   수정 2013-06-21 09:55

너는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는가
홍영철 지음 │ 북스넛 │ 440쪽 │ 1만9800원




당당한 자존심으로 스스로의 삶을 명작으로 만든 미켈란젤로, 춥고 아프고 배고픈 방랑 속에 영롱한 시를 유산처럼 남기고 떠난 랭보, 진정으로 가슴이 원하는 삶을 살았던 피카소, 늦깎이로 시작해 10년 동안 그림의 모든 것을 보여준 고흐, 일생을 바쳐 그리워할 것을 찾았던 버지니아 울프.

《너는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는가》는 힘겨운 역경을 기꺼이 견디며 세상을 변화시킨 예술을 창조한 20명의 인생 이야기다. 시인인 저자는 “뼈아픈 시간을 뒤돌아서지 않고 걸어 나와 마침내 빛 아래 우뚝 선 사람들의 삶”을 방대한 자료와 답사를 통해 확인한 사실에 근거해 풀어낸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 바이올리스트 니콜로 파가니니, 시인 아르튀르 랭보, 화가 파블로 피카소. 저자는 이들을 “자기 자신을 밑으며, 외롭고 고독한 방황과 방랑 속에서 마침내 스스로 위대한 불꽃이 된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소설가 표도로 도스토예프스키, 화가 폴 고갱과 반 고흐, 작가 프란츠 카프카와 가수 에디트 피아프는 “모두 철저하게 가라앉았다가 심장의 힘으로 떠올라 꿈까지 도달한 사람들”로 묘사한다. 화가 툴루즈 로트레크와 작가 버지니아 울프,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 미술가 앤디 워홀, 록밴드 비틀스는 “불행과 불운과 결핍을 자신을 단련시키는 교사로 삼았던 사람들”이다. 소설가 레프 톨스트외(톨스토이)와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화가 앙리 마티스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작가 T S 엘리어트는 “성실이 완성의 전부임을 밑었던 사람들”이다.

석공의 아내인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란 미켈란젤로는 돌과 끌과 정이 어릴적 장난감이었다. 석공은 화가보다 못한 대접을 받던 시절 미켈란젤로는 잠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손에서 정과 망치를 놓지 않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천장화와 벽화를 그리고 조각상을 다듬었다. 제노바 허름한 골목의 낡은 집에서 태어난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을 가지고 놀았다. 부두 노동자인 아버지는 아이가 어서 바이올린을 배워서 생계에 보탬이 되기를 바랐다. 아버지는 아이가 빈틈을 보이면 매질에다 밥도 주지 않았다. 스스로 악기에 매료됐던 아이의 바이올린 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는 이도 있었고, 옷을 찢는 이도 있었다.

저자는 예술가들의 어린 시절을 소중하게 다룬다. 확인되지 않은 신화적 요소는 제외하고 사실에 충실하게 묘사했다. 일일이 나이와 연도도 밝혔다. 역사 속 위인들이 별종처럼 느닷없이 된 것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거칠고 험한 시간을 살아낸 사람들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다.

저자는 이 책에 등장한 인물들이 모두 대단한 삶의 승부사였음을 강조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영혼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모든 삶에서 가장 젊은 순간,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며 어디쯤에 와 있든지 너무 늦었다는 것은 없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독자들에게 책 속 인물들의 목소리를 빌려 묻는다. “너는 지금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느냐”고.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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