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업은행 발목잡는 '관치 리스크'

입력 2013-06-20 17:19   수정 2013-06-21 00:08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기업은행이 정부의 경영 간섭을 받지 않는 게 확실합니까?”

기업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투자설명회(IR)를 위해 뉴욕 런던 홍콩의 기관투자가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했을 때 현지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기재부와 수출입은행 등 정부와 정부기관이 갖고 있는 기업은행 지분 72.3% 중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블록세일(대량매매)할 요량으로 나선 IR이었다. 보통 IR에선 해당 기업의 수익성과 미래 가치 등을 묻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IR에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금융산업과 시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개입 여부였다고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처럼 ‘관치(官治)’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주 언론을 통해 한국 금융당국이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IR 기간 중 한국 뉴스를 접한 투자자들이 BS금융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어왔다”며 “정부 소유 은행인 기업은행의 가치를 평가할 때 한국 정부의 태도를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로선 정부가 기업은행 지분을 팔아도 여전히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 위상을 고수하는 만큼, 경영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비가 올 때 우산을 뺏지 않겠다’는 모토로 중소기업 금융을 선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중소기업 대출 최고 금리도 연 9.5%로 금융권 최저 수준이다. 이 영향으로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2%대 밑으로 내려온 뒤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50%+1주’만 남기고 팔겠다고 한 것은 그만큼 매각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책금융 기능을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얘기이므로 시장에선 기업은행의 수익성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은행 지분 매각 목표액인 1조7000억원을 맞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해외에서도 악명 높은 ‘관치’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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