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 공세, 국면 전환 노려
민주 "국정원 조사 선행돼야"
대화록 공개 5명 형사고발
문재인 "대화록 전면 공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취지 발언’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의혹에 NLL 포기발언 논란까지 겹치면서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진실 규명을 위해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총공세를 펴고 있고,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전제돼야 대화록을 전면 공개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간 극한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6월 임시국회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 원본 공개로 진실 밝혀야
새누리당은 대화록 원본 공개 카드를 꺼내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1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한 것은 문서로 공식적인 사실을 확인만 못했을 뿐이지 민주당을 포함해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사안”이라며 “원본을 공개해 진실을 국민에게 명백히 알려드리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 발췌문을 열람한 뒤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혀 파장을 불러왔다. 새누리당은 NLL 관련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에 포함시키거나 별도의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논란을 재점화하며 강수를 둔 것은 국면 전환을 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여당을 밀어붙였던 민주당에 대한 맞불 차원의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공세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한 맞불 카드라는 것이다.
○민주, 새누리당 형사고발
NLL이란 돌발변수에 맞닥뜨린 민주당은 ‘선(先) 국정조사, 후(後) 대화록 공개’ 입장을 밝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국회 3분의 2 동의를 얻어서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도 공개하고 정체불명 사본도 공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에 앞서 반드시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조를 회피하고자 새누리당이 해묵은 NLL 관련 발언 논쟁을 재점화하려는 것은 국익을 무시한 무책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NLL 대화록 발췌문을 열람한 서상기 국회 정보위 위원장 등 새누리당 의원 5명을 공공기록물 관리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긴급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의 절차에 따라 10·4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전면 공개할 것을 제의한다”며 “누차 강조했듯이 결코 해서는 안될 어리석은 짓이지만 이제 상황이 어쩔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장외투쟁 등 더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당 지도부도 향후 대응 수위조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호/추가영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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