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 있는 여자야!

입력 2013-06-21 17:37   수정 2013-06-22 04:46

럭셔리&스타일 - 그녀들의 '잇백'

에르메스·샤넬·콜롬보, 주문한 뒤 길게는 1년 기다려야
프라다·구찌·셀린느·루이비통, 로고 가린 디자인 인기
쿠론·힐리앤서스·루즈앤라운지, 개성강한 디자이너 브랜드 급부상




‘잇백(it bag)’. 멋쟁이 여인들 사이에선 생소하지 않은 말이다. ‘갖고 싶은 바로 그 가방’이란 뜻. 멋진 가방이 여성들의 욕망을 얼마나 자극하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여성들에게 백이란 단순히 물건을 담는 것이 아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이미지다. 멋진 가방이 없으면 패션을 완성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얼굴 가린 백’ 뜬다

한국의 명품 트렌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3초백’이다. 루이비통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스피디백을 길거리에서 3초마다 한 번꼴로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워낙 많이 들고 다녀서 그렇기도 하지만 로고가 크게 박혀있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프라다 구찌 발렌시아가 지방시 등 다른 명품 브랜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제품이 ‘베스트셀러’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로고가 잔뜩 박힌 ‘대놓고 명품’은 잘 안 먹힌다. 오히려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하고 이름은 살짝 가린 가방이 유행이다. 3초백의 대명사였던 루이비통 가방도 로고가 박힌 것보다 요즘은 아예 표시가 없는, 예컨대 에피가죽 가방 같은 제품이 더 인기다.

구찌 역시 ‘GG’로고가 새겨진 제품이 아니라 장인이 직접 손으로 대나무 손잡이를 만든 상품이 잘 팔린다. 프라다의 사피아노 백은 사각형의 단순한 형태 어깨끈을 길게 늘어뜨리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발렌시아가의 빠삐에 백과 지방시의 안티고나 백도 디자인을 내세울 뿐 로고를 강조하지 않는다. 디자인이 곧 브랜드인 제품들이다.

○1년을 기다려 산다

명품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어떤 소재로 얼마나 땀을 흘려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또 브랜드 역사와 제품 희소성에 따라 평가수준은 달라진다. 자타가 공인하는 가높은 ‘급’의 브랜드로는 에르메스와 콜롬보 그리고 샤넬을 꼽을 수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최고급을 추구하는 마니아층이 두텁다.

특히 에르메스 가방은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워낙 적다. 주로 주문을 받아서 생산하는 버킨백과 켈리백은 길게는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가죽의 종류는 물론 박음질 정도와 색상 등에 따라 제조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격도 2000만원에 달한다.

그래도 매장을 찾는 사람 중 가방을 찾아가는 사람보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이 더 많을 만큼 인기다. 최근엔 기다리지 못하고 집시에르 백 등을 사가는 사람도 많다. 900만원대임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샤넬이 지난 3월 출시한 보이샤넬 백도 ‘잇백’으로 꼽을 수 있다.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벗어나 중성미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샤넬의 디자이너 수장인 칼 라거펠트는 “남성의 언더웨어를 드레스로 만들 정도로 보이시한 매력을 지녔던 샤넬의 정신을 반영해서 만든 것이 보이 샤넬 백”이라고 설명했다. 샤넬의 베스트셀러가 600만~800만원대인데 보이 샤넬가격은 520만원 정도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나만의 브랜드를 들다

최근 국내 명품시장에선 디자이너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남들이 다 드는 가방’을 싫어하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들이 희소성 있는 독창적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수백만원짜리 외국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로 합리적인 가격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

대표적으론 2010년 첫선을 보인 석정혜 디자이너의 쿠론과 가수 출신인 임상아 디자이너가 올해 처음 내놓은 루즈앤라운지, 남혜령 디자이너가 2011년 만든 힐리앤서스를 꼽을 수 있다. 쿠론은 이미 2년 전부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월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강남 상권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스테파니백 인기에 힘입어 2011년 13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00억을 넘어섰고 올해는 600억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힐리앤서스는 구찌와 미우미우에 가죽을 납품하는 공장에서 가죽을 수입해 오돌토돌하게 가공한 가방 표면을 만들고 있다. 가죽이지만 이 가공기법으로 체크무늬, 동그란 무늬 등 20여개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60만~100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했다. 베스트셀러인 다이애나 백 외에도 안토니오, 조이, 카이 등 백팩도 최근 ‘잇백’으로 통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안마女' 따라 원룸 가보니, 옷 벗긴 후…깜짝
이주노 "2살 많은 장모, 이럴 줄은" 깜짝 고백
송대관의 추락…166억 빚 때문에 '덜덜'
女대생, 시험 지각했다고 교수님이 속옷을…
딸 성관계 목격 · 데이트 성폭력…10대의 실태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