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후폭풍'] 신흥국 '버냉키 쇼크' 차별화…단기외채 적은 한국은 '선방'

입력 2013-06-23 17:20   수정 2013-06-2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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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조기 종료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신흥국 내에서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2일 이후 이달 21일까지 8.6% 하락했다. 지난달 22일은 벤 버냉키(Fed) 미국 중앙은행 의장이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미 양적완화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시점이다.

이 기간 브라질 증시는 16.7%나 급락했고 러시아(-14.5%) 중국(-10.0%)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브릭스 4개국 중 인도(-6.7%)만 코스피지수보다 선방했다. 아시아 신흥국인 필리핀(-16.3%) 태국(-14.1%) 인도네시아(13.3%) 등도 한국 증시 낙폭을 크게 웃돌았다.

국채 금리(가격) 상승률(하락률)도 여타 신흥국에 비해 낮았다. 5년물 한국 국고채 금리는 0.62%포인트 상승했다. 태국(0.61%포인트) 인도(0.34%포인트)보다는 높지만 브라질(2.12%포인트) 인도네시아(1.36%포인트) 러시아(1.15%포인트)보단 크게 낮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에 대해서는 대규모 ‘팔자’에 나섰으나 채권은 기존의 ‘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4조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채권은 1조6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한국 자산을 팔고 떠나면서 달러화대비 원화 값(환율)은 이 기간 3.5% 하락(상승)했다. 달러 대비 각국 통화 가치를 볼 때 인도네시아(2.4%)보단 더 떨어졌지만 브라질(8.6%) 인도(6.4%) 필리핀(5.7%) 보다는 덜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 외채 비중도 30%를 밑도는 등 상대적으로 경제체질이 탄탄해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을 다른 신흥국보다 적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431억4000만달러 흑자로 2008년(32억달러 흑자)의 13배에 달했다. 외환보유액도 3281억달러로 2008년(2012억달러)보다 1269억달러 많다. 단기 외채는 1222억달러로 줄어 총외채 대비 비중은 29.8%로 낮아졌다.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 등 측면에선 기회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환율 상승이 실물 부문에서 수출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금융 부문에도 다시 자금이 유입되는 유인이 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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