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돈맥경화' 심화…실물경제 '직격탄'

입력 2013-06-23 17:26   수정 2013-06-24 02:37

은행간 금리 급등에 회사채 수익률·어음할인률까지 '껑충'

유동성 위기로 경영 악화…성장률에도 치명타 우려
한국 등 주변국 경제 '비상'



중국 정부의 시중 자금 회수 등 ‘은행 길들이기’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실물경제에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 기업들은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고 대출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성장에 의존해온 주변 국가들의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기업들 자금난 호소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1년물 회사채 수익률은 이달에만 무려 1.21%포인트나 급등(회사채 가격 하락), 5.15%까지 치솟았다. 이달 판매된 채권도 1579억위안에 그쳐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은행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회사채를 사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어음 할인율도 크게 높아졌다. 베이징의 은행 관계자는 “한 달 전만 해도 6개월짜리 어음에 대한 할인율이 연 4.2~4.5%였다”며 “그러나 최근 어음 할인율은 7%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경영실적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인민은행은 중국 경제의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은행들의 그림자 금융 대출을 막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줄였다. 공교롭게도 은행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해외 자금 유입이 줄어들고 △자산운용 상품의 만기가 몰려 있는 데다 △이달 말에 외화 대출에 대한 예대 비율까지 맞춰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은행 간 조달금리가 급등했다.

상하이 은행 간 하루짜리 금리는 지난 19일 한때 연 25%까지 치솟았다. 20일 인민은행이 500억위안의 자금을 공급하면서 금리는 8%대까지 떨어졌지만 평상시의 2~3%대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리우스 코발치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애널리스트는 “시장 금리가 너무 높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중국 경제성장률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도 여파

전문가들은 중국의 단기금리 급등 현상이 7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 개혁 조치를 공개하는 10월 제18기 3중 전회(18대 중앙위원 3차회의)까지는 성장보다는 구조조정에 더 치중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은행 간 금리가 더 높아지면 경제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지속돼 중국의 성장이 둔화한다면 세계 상품공급업체는 물론 미국 및 유럽의 하이테크 기업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의 성장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 브라질 대만 한국 등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의 3분의 1을 책임졌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7.7%에 그쳤으며 유동성 위기 현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2분기 성장률은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SBC와 바클레이즈 등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7.4%까지 떨어져 정부 목표치인 7.5%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의 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 중단은 중국 경제에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하이빈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이 끝나면 은행들은 오히려 대출에 더욱 신중해져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인민은행이 전체적인 은행 대출의 규모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중소기업 등에 돈을 빌려주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책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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