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뻗은 몸짱에 관능미…'에로틱 소나무'

입력 2013-06-23 17:57   수정 2013-06-23 22:27

오늘부터 한경갤러리에서 근작 20여점 선봬


호젓한 산 중턱의 소나무, 사방으로 가지를 뻗은 노송,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져 있는 외솔, 사시사철 푸르러 꿋꿋한 절개를 지켜온 소나무. 중견화가 홍소안 씨(56)의 소나무 그림은 마치 도자기 표면에 그려진 수묵화처럼 은은하게 다가온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층 한경갤러리에서 24일부터 내달 12일까지 개인전을 펼치는 홍씨는 “화면 속에 있는 소나무는 소중한 대화 상대”라며 “그림을 그릴 때 소나무를 단순한 풍경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대자연과 하나 된다는 느낌으로 소나무의 영혼을 잡아낸다”고 말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홍씨는 21년 동안 전국의 명산과 고궁, 들녘을 돌며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냈다. 1994년 대한민국미술대전과 1996년 MBC 금강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했다.

홍씨는 늘 소나무를 ‘그놈들’이라고 부른다. 소나무와 대화하면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수십 차례 설악산 남산 지리산 오대산 등 유명 산은 물론 경북 영주와 봉화, 전북 남원 장수, 충남 서산, 경남 함양 등으로 소나무를 찾아다녔다. 모든 산에 있는 소나무가 그의 손에 의해 특별해질 수 있는 것은 이런 작가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 사람의 색깔이 오방색이라면 한국의 나무는 곧 소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을 굳이 꼽으라면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서 발견한 소나무죠.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많아 영기가 서려 있는 것 같았어요. 북한산 칼바위 주변 소나무들은 살기가 느껴졌고요.”

전국을 돌며 300~500년 된 소나무를 스케치하며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경남 합천 묘산면 산등성에 500~600년 된 소나무 ‘구룡목’은 나무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주변 마을에서 판사와 검사가 많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울산 감포의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해송 ‘소나무 할머니’는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다고 하데요. 전북 장수군청 앞 ‘논개 소나무’는 어린 나이에 왜장을 붙들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애국혼을 기리기 위해 심었답니다.”

소나무를 그리면 그릴수록 소재가 무궁하다는 홍씨는 “이제야 겨우 예술세계에 눈을 떠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제 철이 드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그림이 보이기 시작하니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림이 잘 그려질 땐 날이 새도록 화폭에 매달린다. 그림 손질을 하다 보면 날이 훤히 밝기 일쑤다. 그래도 그림에 취해보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 그저 ‘저 사람 참으로 소나무에 미쳤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꿈이다.

최근에는 소나무에 관능미를 불어넣고 있다. 그래서인지 생동감이 더 커지고 에로틱하기도 하다. 소나무의 신성(神聖)에 섹시미를 추가한 것이다. 재료도 아크릴과 수묵을 혼용하고, 한지 대신 광목 천 등을 이용해 구기고 비비는 방법으로 파격미를 더했다.

“광택이 있는 천이나 화학섬유를 캔버스로 과감히 차용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위해 서로 다른 재료들을 과감하게 섞어 조형화한 것이죠.”

‘한국의 소나무’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부암동, 북한산, 전남 곡성 등에 서식하는 소나무 그림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02)360-41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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