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편의점 창업은 잊어라

입력 2013-06-26 17:34   수정 2013-06-28 09:03

송종현 생활경제부 차장 scream@hankyung.com


1927년 미국 댈러스에서 탄생한 편의점이 한국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89년이었다. 동화산업이 미국 사우스랜드사와 제휴해 세븐일레븐을 들여와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에 1호점을 연 게 시초다. ‘24시간 문을 닫지 않고 영업하는’ 참신함에 ‘슬러시’ 등 판매 메뉴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편의점은 상륙과 동시에 화제를 몰고 왔다.

이후 25년이 지나는 동안 편의점 산업은 단 한 해도 성장을 멈춘 적이 없었다. 경기 부진과 정부 규제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산업의 강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말 1만3455개였던 편의점 점포수는 지난해 말 2만4170개로 79.6% 증가했다.

'쏠림'이 위기의 본질

이처럼 쉴 새 없이 달려온 편의점 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상당 기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확장이 지속되다보니 개별 점포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은 저수익 점포의 폐점을 유도하겠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한국에서 가맹본사가 앞장서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는 사실상 첫 사례다. CU 등 다른 편의점도 점포 확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업계에서 ‘저(低)매출 점포’의 기준으로 삼는 하루 매출 100만원 이하 가맹점의 비율은 2008년 말 21.0%에서 2011년 말 25.8%로 높아졌다. 업계는 전체 가맹점의 10% 정도가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된 편의점을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갑을(甲乙)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맹본사를 가맹점주의 수익을 편취하는 갑으로 규정하고, 본사를 규제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 같은 진단은 “문제의 본질을 한참 잘못 짚은 것”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꼽는 편의점 수익성 악화의 근본 원인은 ‘쏠림현상(herd behavior)’이다. 돈 되는 곳에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쏠림현상이 금융시장뿐 아니라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창업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업자들, 블루오션 찾아야

지난 수년간 호황을 누려온 편의점 커피전문점 빵집 등의 창업이 주춤한 사이 최근에는 서울 홍익대 주변 등 주요 상권에 드러그스토어들이 집중 출점하고 있다. 100~200m 이내에서 같은 간판을 단 점포들이 출혈을 감수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편의점 등의 가맹본사도 쏠림현상을 일으킨 데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그러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예비 창업자들 스스로가 과감히 발상을 전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평생 ‘5만명 이하 소도시에서는 대형마트가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는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턴은 1962년 아칸소주의 소도시 로저스시에 월마트 1호점을 낸 뒤 경쟁자들이 잘 찾지 않던 소도시를 집중 공략, 통념을 깨버렸다. “가까운 미래에 농업이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같은 사람도 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농사꾼은 갈수록 줄어들다보니 농업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논리다. 남들이 다 하는 사업에 뛰어들어 어려움을 자초하기보다 아무도 하지 않는 사업을 찾아 ‘금맥’을 캐는 게 본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예비 창업자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송종현 생활경제부 차장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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