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금융허브' 차라리 접어라

입력 2013-07-02 17:20   수정 2013-07-03 03:25

뉴스 추적
외국금융사 유치 지지부진…서울 국제금융센터 절반 공실

IFC 콘래드호텔 매물로…금융시장 경쟁력 71위 그쳐



마켓인사이트 7월2일 오후2시10분

지난달 21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3 부산 금융중심지 해양·선박금융 컨벤션’ 현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부산은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와 독일 함부르크처럼 해운업과 금융산업을 조화시키면 머지않아 동북아 금융의 커다란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의 이런 평가와는 달리 부산을 ‘아시아의 금융중심지’라고 부르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금융공기업 등 9개 기관이 순차적으로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했고, 선박금융공사를 부산에 만들겠다는 국회의원들의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을 뿐이다. 민간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찾아보기 힘든 반쪽짜리 금융도시다.

2003년 12월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한국을 홍콩 및 싱가포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북아 3대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로드맵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서울·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고 한국투자공사(KIC)와 KAIST 금융전문대학원을 설립했다. 자본시장법도 제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 지금, 금융허브를 위한 로드맵 중 성사된 것은 거의 없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점포 수는 2009년 말 148개에서 작년 말 152개로 단 4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작년에 조사한 국가별 금융시장 성숙도 평가에서 한국은 71위에 머물렀다. 홍콩(1위)과 싱가포르(2위)는 고사하고 뉴질랜드(5위)와 호주(8위)에도 한참이나 못 미쳤다.

작년 11월 준공된 서울 국제금융센터(IFC)의 입주율도 아직은 낮다. 오피스타워 1동은 99.3% 입주가 이뤄졌지만 2동은 33.6%밖에 차지 않았다. 3동은 아예 임대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IFC를 구성하는 또하나의 건물인 7성급 콘래드호텔은 매물로 나왔다. 한국에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취소한 AIG가 콘래드호텔을 매각한 뒤 IFC의 나머지 오피스타워도 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외환시장 여건이나 자본시장 발전 정도를 감안할 때 아시아 3대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금융허브론은 당초부터 불가능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차라리 포기선언을 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박동휘/이상은/강경민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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