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부익스프레스·로엔 인수전…국내 PEF는 역차별?

입력 2013-07-08 17:35   수정 2013-07-09 00:06

4월부터 '대출성격' 투자금지에 대형 국내 PEF 대거 불참…해외 PEF는 규제 안받아


마켓인사이트 7월8일 오전 6시12분

금융당국이 국내 사모펀드(PEF)의 옵션부 투자를 금지한 이후 외국계 PEF, 역외 PEF 등 해외 등록 펀드들이 옵션부 투자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옵션부 투자란 풋백옵션이나 콜옵션 등의 조건으로 확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사실상 대출 성격의 투자를 말한다.

금융당국이 국내 PEF의 옵션부 투자를 막음에 따라 외국계 PEF 등이 시장을 독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옵션부 투자 금지로 외국계 PEF 등만 특혜를 받게 됐다”는 주장과 “옵션부 투자가 자본투자시장을 왜곡한 측면이 있는 만큼 규제는 당연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최근 인수의향서(LOI)를 마감한 결과 외국계 PEF 운용사 중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SCPE 등 2곳, 국내 PEF 중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 IBK투자증권 케이스톤파트너스 등 4곳이 참여했다. 인수 제안을 받았던 나머지 상당수 국내 대형 PEF들은 불참했다. 그나마 참여한 국내 PEF들도 역외펀드, 또는 옵션부 투자를 예외적으로 허용받는 재무안정펀드를 통해 인수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상에 불참한 한 PEF 업체 대표는 “일반적인 PEF는 금융당국이 막고 있는 옵션부 투자에 해당할 수 있어 입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옵션부 투자는 겉으로는 기업이 PEF 등에 경영권이나 주요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지만, 실질적으로는 PEF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대신 기업이 향후 경영권 등을 되돌려받을 수 있도록 계약된 방식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국내 PEF 상당수가 이런 옵션부 투자에 나섰지만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본질적 투자가 아니라 사실상의 대출’이라며 금지 방침을 밝히자 위축됐다. 반면 외국계 PEF나 국내 PEF가 해외에 설정한 역외펀드는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를 팔면서 인수후보에 ‘그룹 또는 그룹이 지정하는 제3자가 우선매수청구권과 콜옵션을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거래는 옵션부 투자에 해당한다는 게 상당수 PEF의 분석이다.

또 다른 옵션부 투자 거래로 꼽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 매각 딜도 상황이 비슷하다. 어피니티 칼라일 등 외국계 PEF와 역외 PEF를 운용할 수 있는 MBK파트너스만 참여했다. SK 측이 공정거래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영권을 파는 만큼 향후 경영권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이나 우선매수청구권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PEF 관계자는 “옵션부 투자 규제로 금융당국이 검사를 통해 주주 간 계약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며 “기업들은 사적인 계약이 외부에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을 꺼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옵션부 투자는 외국계 PEF나 역외 PEF가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무안정 PEF도 참여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 PEF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외국계 PEF 등만 덕을 보게 됐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옵션부 투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 PEF 투자의 25%에 달한다.

하지만 오히려 파킹 딜(경영권을 한동안 맡겨놓는 거래)을 요구하는 기업이나 대출식 투자에만 목메는 일부 PEF의 행태를 보면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대형 PEF 대표는 “옵션부 투자 때문에 PEF들이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안전한 수익을 거두는 데 관심을 쏟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봉/좌동욱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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