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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기청 직원 사칭하는 사기가 통한다는 이 현실

입력 2013-07-09 17:32   수정 2013-07-09 23:02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중소기업 유관기관 직원을 사칭하는 일이 빈번한 모양이다. 이들 사기꾼은 중소기업에 전화해 “우수 중소기업에 선정됐으니 대표이사 면담이 필요하다”거나 “중기청 공무원인데 급하게 좀 만나자”고 요청하면서 사기를 친다는 것이다. 이런 민원이 빗발치자 중기청은 부랴부랴 산하 관련 기관에 직원 사칭 주의보 공문까지 내려보냈다고 한다. 중기청 직원을 사칭하는 사기수법이 통한다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흔히 사칭 사기라고 하면 청와대 국정원 검찰청 등 이른바 권력기관을 들먹이며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식의 사기를 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들이 중기청으로까지 눈을 돌린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당장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탕할 거리들이 그만큼 많아진게 확실하다. 지금도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특혜와 보호 정책들이 1일1건 식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오죽하면 중소기업 지원제도나 사업 수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많다고 할 정도다. 이것도 부족하다고 중소기업들은 저마다 협회다 뭐다 해서 그룹을 만들고 자기 몫을 더 달라고 혈안이다. 정치권이 동반성장을 강조할수록, 온갖 영역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도 그런 현상이다. 음성적 로비와 청탁이 난무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이런 상황이니 직원을 사칭하는 사기 수법이 등장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속된 말로 특혜나 특권이 없다면 사칭 사기가 통할 수가 없다. 특혜와 보호가 늘어나면서 중기청 공무원들의 권한도 크게 늘어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산하기관 직원들 목에도 힘이 들어갔을 것이다. 중기 관련 각종 협회장 자리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기업·소상공인 지원 특별법’에 따라 신설되는 소상공인연합회가 그렇다. 소상공인연합회 준비위원회, 가칭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 등이 우후죽순식으로 서로 조직의 주체가 되겠다고 난리도 아닌 실정이다. 눈먼 돈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특권과 특혜가 많아질수록 직원 사칭 사기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게 중기정책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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