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前 법제처장 "역사공부 않고 떠나는 것은 여행 아닌 관광"

입력 2013-07-10 17:11   수정 2013-07-11 05:25

지난해 '책, 인생을 사로잡다' 후속…"전공책 집필보다 훨씬 어려운 일"
中졸업 후 절에 들어가 300권 탐독…"여행·독서, 인생을 받치는 두 기둥"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 우르르 몰려가는 것은 관광이지 여행이 아닙니다. 진정한 의미의 여행은 그 나라, 그 지역에 대한 공부가 바탕이 돼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여행을 통해 삶의 지혜를 맛볼 수 있어요.”

‘미스터 쓴소리’ ‘헌법 지킴이’ 등의 별명으로 유명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사진)이 ‘여행책’을 냈다. 지난해 출간한 ‘책, 인생을 사로잡다’에 이은 2편 격인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다.

이 전 처장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고고인류학자가 돼 있을 것”이라며 “이번 책은 단순한 여행가이드가 아닌 인문학과 역사가 어우러진 인문탐사기행기”라고 말했다.

‘헌법 등대지기’ ‘침묵하는 보수로는 나라 못 지킨다’ ‘헌법의 길 통합의 길’ ‘헌법과 반헌법’ 등 법·사회과학과 관련된 다소 무거운 책만 써왔던 이 전 처장. “전공 관련 책 집필보다 독서·여행을 소재로 한 책이 훨씬 쓰기 어려웠다”며 “내가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가 다양한 책을 쓰는 데는 청소년 시절 집중적인 독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전북 정읍 출신인 그가 중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에 합격, 대학 합격통지서를 받아들고 택한 길은 대학이 아닌 김제의 고찰 금산사였다.

“1년8개월 정도 금산사 근처 심원암에 있었어요. 어린 나이에 바로 대학생이 되는 게 좀 아니다 싶었지요. 오로지 책을 읽기 위해 절에 들어간 거죠. 한 300권은 읽었어요. 사마천의 ‘사기’, 조지훈의 ‘지조론’,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등 지금까지도 제 삶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책들이죠. 당시 30대의 젊은 주지스님이 송월주 스님(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이었는데, 지금도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책은 1994년부터 홀로 혹은 가족과 함께 다녀온 여행 이야기로 꾸몄다. 스페인 스리랑카 미얀마에 관한 깊이 있는 해설과 유럽 문화의 흐름과 역사, 파나마와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의 정치, 미국의 실체와 저력 등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풀어냈다. 2003년 한국전력 사외이사 자격으로 다녀온 함경남도 함흥, 평양 등 북한 여행기는 10년 만에 공개하는 ‘조심스러운 비밀 이야기’다.

“여행과 독서는 정신을 일깨워주는 두 가지 키워드이자 인생을 지탱해주는 두 기둥”이라는 이 전 처장은 “정부에서 일할 때나 시민운동을 할 때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책과 여행을 통해 배운 역사적 소양이 바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994년 공직을 떠나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족과 매년 두 차례씩 여행을 다닌다는 이 전 처장. 그에게 가족은 ‘최고의 여행 동반자’다. “아들이 셋 있는데 첫애가 고3일 때도 데리고 해외로 나갔어요. 둘째아이는 재수할 때도 같이 여행을 갔고요. 며칠 수능 공부를 안 한다고 해서 좋은 대학을 못 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여행을 다니면서 배우는 국제적 감각이나 자신감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행정고시(23회)와 사법시험(27회)에 모두 합격한 그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법제처장 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서울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에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김홍신 작가 등과 함께 ‘책권하는사회운동본부’를 설립, 상임대표도 맡고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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