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상품' 만든 로봇벤처의 눈물

입력 2013-07-11 17:07   수정 2013-07-12 00:12

인사이드 Story - 창조경제 꽃이라더…일심글로발에 무슨일이

지능형 유리창 청소로봇
獨 가전전시회서 주목 받고 실리콘밸리서 투자 '러브콜'

인증 6개월만에 법정관리
시장 성숙 늦어지자 돈줄 막혀
"손익분기점 1년도 안남았는데"… 정부 "마케팅까지 지원은 무리"




스파이더맨처럼 건물 유리창에 착 달라붙어 유리를 닦아주는 로봇이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2’에서 주목을 받았다. 스스로 유리창 높이와 폭을 계산해 면적에 따라 이동한 뒤 내장된 세제와 물을 뿜어 청소하는 이 ‘지능형’ 제품은 독일의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로봇이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특집 기사로 실렸다.

국내 신생벤처기업인 일심글로발은 ‘윈도로’라는 이 로봇으로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거나 3년 내 5위 진입이 가능한 제품) 인증을 받았다.

불과 반년 뒤인 지난달 28일, 이 회사는 대구지방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절차를 신청했다. 작년 말 42명이던 직원들도 하나둘 회사를 떠나 6명만 남았다. 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남은 직원들은 재고를 헐값에 내다 팔고 있다.

○팔리지 않는 ‘세계일류상품’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일심글로발에 이어 대구테크노파크 벤처공장에 입주해 있는 호야로봇도 지난 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6년까지 대구·경북지역을 로봇 산업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의 구상이 첫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5년 설립된 일심글로발은 원래 초극세사를 이용해 청소용 섬유를 생산했다. 2006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유리창 청소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경북도와 포항시·포스텍이 공동 출연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협력해 윈도로를 개발, 지난해 3월 판매를 시작했다. 일심글로발의 ‘변신’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프랑스·독일·일본 등 세계 20개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했고 싱가포르와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로부터 러브콜도 이어졌다.

그런데 현실은 냉정했다. 지난 4년간 제품 개발에 50여억원을 투자하며 불어난 부채를 감당하기엔 시장이 성숙하는 속도가 더뎠다. 로봇에 진출하기 전인 2009년 9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재무상황이 나빠지자 은행들은 대출금 상환을 독촉했고 정부 지원을 받은 벤처캐피털들마저 외면했다. 자금줄은 막혔고 공장은 멈춰섰다.

류만현 일심글로발 대표는 “제품 개발을 마치면 마케팅이나 양산에 필요한 추가 자금이 필요한데 그 시점이 되면 은행들은 대출금부터 갚으라고 요구한다”며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로봇산업에 10년간 1조원 투입

소방관 보조로봇을 만드는 호야로봇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6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설계에서 제조까지 자체 기술로 소방관 보조로봇 생산에 성공해 산업부로부터 지능형로봇기술대상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호야로봇 관계자는 “제품을 팔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하는 사후적인 도움이 필요한데 지원은 신제품 개발에 치우쳐 있다”고 답답해 했다.

정부는 2003년 로봇을 10대 차세대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10년간 1조원(국고 7000억원, 지자체 예산 3000억원)을 투입하는 육성책을 마련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뒤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로봇미래전략(2013~2022년)으로 이름을 바꿨다.

임용기 산업부 기계로봇과 사무관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기업의 몫이고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것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는 “서비스 로봇은 좋은 기술 외에 부담 없는 가격, 시장 수요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외국에서는 시장이 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로봇이 무엇인지에 대한 선행연구가 비교적 활발한데, 우리도 부처 간 협력 등을 통해 이런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대구=김덕용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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