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기업이 벤처 M&A 큰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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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1 17:33   수정 2013-07-11 20:49

벤처활성화 관건은 '자금 선순환'
대기업이 M&A에 적극 나서게 세제혜택 등 강한 유인책 필요해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인수합병(M&A), 코넥스 등 중간회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시동이 걸렸다. 중간회수시장이란 벤처 자금의 최종회수시장이라 불리는 코스닥 상장(IPO) 이전에 초기 창업벤처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 이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투자 회수를 쉽게 함으로써 스타트업 엔젤투자 활성화와 창업 재도전 환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벤처 생태계 전반의 자금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간회수시장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M&A다. 대기업은 벤처기업 M&A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에서 조달함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능해지고, 벤처업계는 자금 선순환이 촉진되며 창업생태계가 활성화됨으로써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혁신형 M&A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새 정부가 지난 5월15일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에도 M&A와 관련한 각종 지원제도가 포함됐다. 벤처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부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벤처기업 M&A 시장에 대기업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하고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번 5·15 벤처활성화 정책 가운데 M&A 시 매수기업 법인세 감면혜택, 대기업의 계열사 편입 유예 등 M&A 세제지원 및 규제완화가 대기업 몰아주기 혹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상생이 아닌 대기업의 벤처 잡아먹기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M&A 활성화는 벤처 투자자금의 중간회수시장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정당하게 매매하는 기업문화와 재도전 환경을 위해서도 필요한데, 자칫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기업결합 동향’을 보면, 국내 M&A 시장의 침체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일어난 기업결합 건수는 651건, 금액은 150조5000억원인데, 구조조정을 위한 대기업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대폭 늘었으며,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해 경쟁기업을 인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혁신형 M&A 등 다른 기업 인수는 오히려 감소해 2011년에 비해 거래금액이 35.0%나 줄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6개월간 10대 그룹의 국내 다른 기업 지분취득은 사실상 ‘0’건이다.

이와 달리 벤처강국이자 세계 최대 M&A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우호적 M&A가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 올 1분기에만 1670억달러의 M&A가 성사돼 지난해 같은 기간 1250억달러 보다 33.6% 늘었다. 미국 M&A시장을 이끈 산업 분야는 이른바 TMT(첨단기술, 미디어, 장거리통신) 업종으로 M&A 딜의 25.7%를 차지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협력과 합병을 선택해 창업벤처의 핵심역량인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활발하게 거래되면서 산업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2006년부터 2011년 8월까지 69개 벤처를, 마이크로소프트는 53개 벤처를 인수해 M&A를 통한 혁신체계를 구축했지만, 같은 시기 삼성은 17개 기업만을 인수했다.

대기업의 참여 없는 M&A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한국은 대기업의 국내 M&A 시 많은 행정적 규제와 반(反)M&A 기업 문화에 대응해야 하는 대내외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벤처기업 M&A에 대기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세제혜택뿐만 아니라 대기업 M&A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벤처기업의 사업화와 회수과정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창의적 자산형성과 융복합 등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은 불가능하다.

대기업이 적극적인 혁신형 M&A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현함으로써 지속성장을 꾀하고 벤처 생태계의 자금 선순환을 촉진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통해 엔젤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미래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의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창조경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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