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막판 5개홀서 버디 4개…'불독' 근성으로 72홀 최소타 우승

입력 2013-07-15 17:22   수정 2013-07-16 03:20

박희영, LPGA투어 '72홀 최소타'우승

스탠퍼드 제치고 매뉴라이프클래식 정상…박인비, 이글 2개 잡고도 아쉬운 공동14위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이 미국 LPGA투어 매뉴라이프파이낸셜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역대 LPGA투어 최소타 타이 기록도 세웠다.

박희영은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사일로GC(파71·633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6타를 줄여 합계 26언더파 258타로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3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스탠퍼드를 따돌렸다. 2008년 LPGA투어 데뷔 후 96번째 대회인 2011년 11월 타이틀홀더스대회에서 첫 승을 올린 이후 1년8개월(39번째 대회)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다.

박희영과 스탠퍼드가 72홀에서 작성한 258타는 역대 LPGA투어 최소타(타수 기준) 타이 기록이다. 파71 코스에서는 처음 나왔다. 이전에는 캐런 스터플스(영국)가 2004년 웰치스 프라이스 챔피언십 파70 코스에서 합계 22언더파 258타를 기록했다. 파72 코스에서는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쳤다.

○막판 5개홀에서 4개의 버디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임한 박희영은 1, 11번홀에서 2개의 버디만 잡는 데 그쳐 13번홀까지 6타를 줄인 스탠퍼드에 3타 차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박희영은 후반 들어 아이언샷이 호조를 보이면서 14, 15번홀에서 잇따라 2m 이내의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박희영은 17번홀(파3·152야드)에서 7번아이언 티샷을 홀 1m 옆에 세워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가 되는 데 성공했고 ‘이지홀’인 18번홀(파5·471야드)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박희영은 막판 5개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파5홀서 드라이버 안 잡고 ‘2온’

연장전은 18번홀에서 열려 ‘버디 싸움’으로 전개됐다. 박희영은 세 차례 연장전에서 한 번도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지만 두 차례 ‘2온’을 시켰고 한 차례는 그린을 훌쩍 넘겼다.

첫 번째 홀에서 하이브리드로 2온에 성공한 박희영은 결정적인 2m 이글 찬스를 잡았으나 실패했다. 스탠퍼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우측 러프로 간 뒤 어프로치샷을 1.2m로 붙여 버디를 낚았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는 나란히 ‘2온’에 실패했으나 ‘3온1퍼트’로 버디를 낚은 두 선수는 연장 세 번째 홀로 넘어갔다.

박희영은 티샷을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보낸 반면 스탠퍼드는 우측 러프로 볼이 갔다. 박희영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다. 스탠퍼드는 두 번째 샷으로 하이브리드를 빼들었으나 질긴 러프에 클럽이 감기면서 100야드 정도밖에 가지 못한 채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벙커에서 109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가면서 무릎을 꿇었다. 박희영은 첫 이글 퍼트를 홀 80㎝에 붙여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왼손을 등 뒤에 댄 채 한 손으로 연습 퍼팅을 하는 박희영은 “대회 기간 내내 항상 같은 루틴으로 퍼트하려고 노력했다”며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긴장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인비 한 라운드 이글 2개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합계 16언더파로 공동 14위에 그쳤다. 박인비는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을 기록한 데 이어 18번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3m 이글 퍼팅을 성공시켰다. 박인비는 나흘간 60대 타수(65-67-68-68타)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퍼트가 부진했다. 박인비는 “10번홀과 18번홀을 제외하고는 퍼트가 좋지 않았다”며 “다음주에는 퍼트가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체육인 집안 … 여고때 국가대표 지낸 신인왕 출신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 집안에는 운동 선수 출신이 많다. 기계체조 선수 출신으로 서울대 체육과 교수를 지낸 할아버지 박길준 씨(85)는 한양CC 클럽챔피언을 지낸 ‘아마 고수’였다. 박희영은 “집에 연습장도 있었고 클럽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제 어린 시절 골프 스윙의 기본 틀을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현섭 대림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테니스 선수 출신이고 어머니도 운동 신경이 남달랐다. 동생인 박주영(23·호반건설)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집안 모임이 열리면 골프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박희영은 “스윙할 때 어느 순간에 힘을 쓰면 많이 흔들린다거나 퍼트할 때 체중을 어디에 실어야 더 좋아진다는 등 몸의 움직임에 대한 토론을 한다. 라운드 도중 화장실에 갔다 나오면 체온이 떨어지니까 물도 마시고 안정을 취한 다음 천천히 스윙해야 한다고도 얘기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박희영은 한영외고에 다닐 때인 2003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를 지냈다. 2004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국내대회 하이트컵에서 우승한 뒤 2005년 프로로 전향했다.

2005년 파브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는 등 상금랭킹 4위에 올라 K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뛰던 시절 ‘로켓’으로 불릴 정도로 쭉 뻗어가는 드라이버샷이 일품이었다. 올해 평균 비거리는 252.

87야드로 LPGA 전체 47위, 평균 타수는 71.69로 전체 30위를 달리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 동료들이 극찬한 박희영의 스윙…"간결하고 밸런스 갖춘 교과서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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