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中 제조업…7월 PMI 예비치 11개월만에 최저

입력 2013-07-24 17:08   수정 2013-07-24 22:59

7월 PMI 예비치 11개월만에 최저 … 경기악화 예상보다 심해

고용, 금융위기후 '최악'
하반기 지준율 인하 등 경기부양 가능성 높아




올해 하반기 중국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HSBC는 24일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7.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의 48.2보다 낮은 것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국의 제조업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중국 경제 둔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는 올해 목표로 제시한 7.5%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하이증시는 이날 경기 악화 우려로 하락했다.

○고용·수출 등 경제지표 악화

HSBC의 7월 제조업 PMI 예비치 47.7은 시장의 예측치인 48.2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50 이하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HSBC의 제조업 PMI는 3개월째 50 이하를 기록해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7월 고용지수는 47.3으로 2009년 3월 이후 52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당초 올해 중국 경제는 하반기로 가면서 회복세를 띨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중국은 올해 12차 5개년계획에서 3년째에 해당하는 시기다. 2011년과 2012년에 투자가 적어 올해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고 정부가 그림자금융 등 대출을 규제하기 위해 통화를 긴축하면서 실물경제도 동반 위축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거시지표도 경기 불안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3.1%나 줄어 17개월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8.9%에 그쳐 올 들어 최저 수준이었고 생산자물가는 16개월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의 최근 경기위축이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시진핑 리커창 정부는 대규모 투자에 의존해온 경제구조를 소비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과잉설비 정리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유지하고 재정을 동원한 대규모 경기부양을 지양해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기가 나빠진다면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경기부양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리커창 총리도 “성장이 (정부가 정한) 하한 밑으로 내려가도록 하지는 않겠다”며 성장률 유지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롄핑 교통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뛰고 있고 지방정부 채무도 위험한 상황이어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성장률이 더 떨어지면 하반기에 한두 차례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7.4%, 4분기에 7.2%로 떨어지겠지만 올 한 해는 정부의 목표치인 7.5%에 턱걸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빈 국무원발전연구중심 거시경제연구부 부장은 “지금의 성장 둔화 현상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하반기에 중장기 채권을 발행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한수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중국 정부가 6월 이후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PMI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며 “정부가 기존의 정책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10월께 새 정부의 개혁 청사진을 논의하는 18기 전중전회(18대 중앙위원회 3차 회의)를 개최한다.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감세, 국유기업 개혁, 토지개혁, 규제 완화 등 경기부양과 관련된 다양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 미뤘던 대규모 투자들도 회의 이후 집행될 가능성이 커 4분기에는 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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