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정전 60년…판문점에서 웃고 울다

입력 2013-07-25 17:36   수정 2013-07-25 22:15

판문점과 비무장 지대 / 김봉규 외 사진·이태호 글 / 눈빛 / 528쪽 │ 2만9000원




피비린내 나는 6·25전쟁으로 남북한에서 군인과 민간인이 무참히 죽어가자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바람이 양측에서 싹텄다. 리지웨이 유엔군사령관이 인민군 측에 정전회담 장소를 통보해 달라고 하자 인민군은 1951년 10월7일 “회담 장소를 개성 동남쪽, 송현리 서북쪽에 있는 널문리로 정하자”고 회신했다.

당시 널문리에는 초가 세 채와 주점이 콩밭 옆에 있었다. 유엔군은 콩밭에 회담장을 지었다. 회담장 명칭을 영어, 중국어, 한글로 표기할 수 있어야 했다. 중국어 표기가 문제였다. 그래서 만든 지명이 널문리의 널문에서 딴 판문(板門)과 주점의 점(店)을 따서 지은 판문점이다. 이후 양측은 여기서 동쪽으로 500m 옮긴 지점에 새 판문점을 설정했고, 1953년 7월27일 이곳에서 정전협정에 조인했다.

정전 6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나온《판문점과 비무장 지대》는 판문점으로 불리는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가 생긴 배경과 발자취, 정전회담 과정과 포로 송환, 군사정전위원회 운영, 판문점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과 남북 대화 및 교류 등에 관한 이야기를 500여장의 사진과 함께 정리한 책이다.

전·현직 사진기자와 사진가들이 찍은 사진과 사회평론가 이태호 씨의 글이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유엔군 머레이 대령과 북측 장평산 대좌가 비무장지대 분계선을 지도 위에 긋고 있는 모습, 서울에서 열린 정전회담 반대 시위 모습이 생생하다. 정전협정 조인 후 각기 귀환하는 전쟁포로들의 너무나 상반된 모습도 인상적이다. 유엔군 포로들은 덤덤한 표정인 데 비해 인민군 포로들은 남측에서 지급받은 옷을 벗어던지는 등 돌아가는 행차가 요란하다.

판문점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도 새삼스럽다. 1975년 6월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일어난 북측 기자와 경비원의 핸더슨 소령 구타 사건, 이듬해 8월 미루나무 한 그루를 둘러싼 시비 끝에 인민군들이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쳐 죽인 도끼만행 사건, 1·21사태와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등 판문점에서 양측이 다뤘던 사건 등을 상기하노라면 남북 갈등의 역사가 참으로 복잡하고 길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뉴스 등 외신이 전한 정전회담 사진, 정전 조인 다음날 평양에서 벌어진 대중집회 및 중공군 전선 철수 사진, 북한 잔류 유엔군 포로의 판문점 기자회견 사진, 군사분계선을 합동으로 실측하는 컬러 사진, 유엔군과 북한군 경비병의 난투극 장면 등은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출판사 측은 설명했다.

1971년 남북적십자회담부터 남북정상회담과 고위급회담, 이산가족찾기, 경협, 개성공단 건설 등 대화와 협력, 교류의 현장도 생생하게 담았다. 판문점과 비무장지대가 분단과 절망의 땅이 아니라 희망의 땅이요, 분열의 쐐기가 아니라 상생의 접합제이기를 바라는 글쓴이의 염원이 간절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박한별, '세븐 안마방 사건'에도 혼자서…깜짝
한고은 "클럽에서 한 남자가 날…" 충격 고백
유퉁, 33세 연하女와 7번째 결혼 앞두고 '눈물'
회장님, 女방송인과 비밀 여행가더니…발칵
훤히 보이는 '호텔'…밤마다 낯 뜨거운 장면에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