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신제윤 금융위원장 간담회 모두 발언

입력 2013-07-29 11:11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장들과 만나 "과거와 같이 담보와 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피하는 금융만으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의) 자본시장은 진취적 자본의 활동무대이자 이들이 생겨나고 성장해 나가는 토양"이라고 역설했다.

<아래는 신 위원장 모두 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신제윤 입니다.

좀 더 일찍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어야 했는데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취임 이후 우리나라 금융의 해묵은 과제들을 처리하는데 역량을 집중해 왔습니다.

이는 과거 야심차게 제시되었던 수많은 “장밋빛 비전”들이 기존의 해묵은 현안 과제에 발목이 잡혀 허망하게 사라진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현안들이 어느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만큼 여러분과 함께 우리나라 금융의 미래를 그리는 일에 매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 업계 중에서는 처음으로 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장님들을 뵙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최일선에서 이끌고 계신 여러분들을 다른 누구보다 먼저 뵙게 된 것은 자본시장의 발전 없이는
결코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저의 오랜 신념과 확신 때문입니다.

자본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는 항상 자본시장에서부터 시작되어 왔고, 자본시장이 활력을 잃으면 금융산업은 발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우리 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그리고 금융투자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함은 자명한 일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의 말씀을 많이 듣고자 하니, 가지고 계신 고견을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말씀속에서 자본시장, 더 나아가 금융산업의 발전이라는,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풀 수 있는
지혜를 얻고자 합니다.

그럼 논의에 앞서 자본시장이 나아갈 방향과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Ⅱ. 자본시장이 나아갈 방향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의 자본시장도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1975년에 상장종목 300여개, 시가총액 9천억원에 불과했던 주식시장은 2012년에는 상장종목 1,940개, 시가총액은 1,263조원에 이르는 세계 12위 수준의 거대한 시장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채권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발행잔액 기준으로 1998년말 372조원 수준이던 채권시장 규모가 2012년말에는 1,400조원 수준에 이르는 등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금융산업과 경제전반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우선 저금리, 고령화 등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경제가 성숙한 단계에 진입하여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고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인 자산운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은 한층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입니다.

또한 고령사회의 노후 문제에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자본시장을 활용한 다양한 연금상품, 투자상품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와 경제규모나 성장기조가 유사한 호주가 92년 퇴직연금을 도입하면서 자산운용업 등 관련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던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또 하나의 이유는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하는 자본시장 고유의 기능이 앞으로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같이 담보와 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회피하는 형태의 금융만으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시도는 항상 높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진취적 자본”들이 필요합니다.

자본시장은 이와 같은 진취적 자본들의 활동무대인 동시에 이들이 생겨나고 성장해 나가는 토양입니다. 따라서 자본시장을 얼마나 잘 가꾸느냐에 따라 창조경제가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만큼 이제 우리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은 그 역할에 걸맞는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Ⅲ. 정부의 정책방향

정부는 우리의 자본시장이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1) 우선,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1일 개설한 코넥스 시장이 초창기 벤처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창구로서 확고히 자리잡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금년중에 크라우드펀딩 제도를 도입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가들이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을 열겠습니다. 코스닥시장도 혁신형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역동성 있는 자본시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시장관리 전반을 손질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금년중에 기업이 상장을 주저하는 요인들을 모두 분석하여 상장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상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러한 개혁들을 통해 기업금융의 틀을 과거 “융자”중심의 구조에서 “투자” 중심의 구조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2) 두 번째로 자본시장의 규모와 역량을 키우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금융시장에서 날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연금자산이 자본시장에 보다 많이 투자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하겠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금융투자업계 스스로도 연금자산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 특히 장기?중수익 투자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금과 같은 실물자산을 활용한 금융상품이나,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의 개발을 지원함으로써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2030 ?은 세대를 위한 저축상품으로서 장기세제혜택펀드의 도입과 헤지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 제도의 전면 개선도 추진하겠습니다.

(3) 세 번째로 금융투자회사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성장을 제약하는 제도적 요인들을 고쳐나가겠습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는 리스크 관리장치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하겠습니다.

대체거래시스템(ATS) 제도를 차질 없이 도입하여 수십년간 지속된 시장 독점주의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시장 선도적인 투자은행(IB)이 출현할 수 있도록 개정된 자본시장법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제도보완도 모색하겠습니다. 투자자보호나 건전성 유지를 위한 핵심적인 규제를 제외하고, 규제 전반을 검토하여 금융투자회사와 자산운용회사의 영업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들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4) 마지막으로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 인프라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이제 국내금융시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이 독자적인 성장산업으로 커나가기 위해 해외진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거래소, 예탁시스템, 증권전산시스템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자본시장 관련 인프라를 아시아 지역에 공급하고 이러한 인프라를 금융투자산업 해외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이상에서 말씀드린 사항들은 현재 마련중인 금융비전에 대부분 포함될 것입니다.

이번에 마련할 금융비전은 손에 잡히지 않는 거창한 구호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현실감 있게 다가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을 제시하는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Ⅳ. 당부말씀

증권유관기관장 여러분!

서두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자본시장을 제쳐두고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사막 한가운데서 신기루를 쫓는 것과 같습니다.

매 순간 순간 지형이 변하는 사막 한가운데서 나침반과 별자리가 여행자를 인도하듯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은 우리 금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고, 별자리가 되어야합니다.

앞으로 금융비전을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저를 많이 도와주셔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는 시장활력 저하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극복해온 많은 어려운 시기들을 반추해볼 때, 지금의 어려움도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닐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 생동감 있고, 활력있는 자본시장을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유관기관, 그리고 업계의 노력이 하나가 될 때 우리나라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일보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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