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계문명의 기둥' 석탄·석유를 멀리하라

입력 2013-08-15 17:04   수정 2013-08-16 15:25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
앤드루 니키포룩 지음│김지현 옮김│황소자리│360쪽│ 1만5800원



2009년 영국 BBC 방송은 한 가정에서 에너지 실험을 진행했다. 4인 가족이 사는 집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전거 페달을 밟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건장한 청년들이 실험요원으로 동원됐다. 토스트 두 장을 굽기 위해 11명이 페달을 돌려야 했고, 오븐을 데우기 위해서는 24명이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다.

그날 하루가 저물 무렵, 자전거 페달을 돌렸던 사람들은 일을 마치자마자 쓰러졌고 그중 몇 명은 며칠간 걷지도 못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날 실험요원들이 먹은 음식의 에너지는 그들이 페달을 밟아 얻은 에너지보다 훨씬 많았다는 사실이다.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은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추구해 온 성장 신화에 갇혀버린 현대사회의 위태로운 풍경을 조망한 책이다.

인류는 오랜 세월 노예제도란 비윤리적 문화에 기대 왔다. 저자는 “오랫동안 인간사회를 지탱했던 이 야만적인 제도가 1850년 폐지됐지만 대신 석탄과 석유로 가동되는 수백억 무생물 노예가 등장했다”고 말한다. 1940년 미래학자 벅민스터 플러가 ‘에너지 노예’라고 부른 기계들은 늙지도 지치지도 않으며 섭씨 2760도의 작업환경도 문제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연료만 공급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은 지구 생태계를 흔들어놓았다. 농업은 산업화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식물들은 간단하게 땅에서 뽑혔다. 어군탐지기와 위성데이터 등 중장비로 무장한 쌍끌이 어업으로 인해 바다는 오염되고 하위생물군은 씨가 말랐다.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던 석유 자본주의는 20세기가 저물면서 슬슬 가쁨 숨을 내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다. 저자는 “2011년 일본 센다이 대지진 직후 언론은 위험천만한 원자력발전소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지만 정작 이 재앙으로 맨 얼굴이 드러난 것은 석유를 연로 삼아 정점에 달했다가 이내 그 뒷심을 잃어버린 경제구조의 취약성”이라고 꼬집는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에너지 노예 해방운동’을 말한다. “분별력 있는 21세기 사람이라면 에너지 노예에 예속된 우리 삶의 야만성을 냉정하게 살피고 낭비 중독에 빠져버린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간파해 이런 생활방식과 과감히 단절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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