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꺼진 日…매매 아닌 임대중심 성장"

입력 2013-08-18 14:21  

주택임대관리업 내년 도입…일본 벤치마킹 열기

임대료 보증·긴급서비스·고령자보험 등 관련산업도 커져



“부동산 버블이 꺼진 후 일본의 주택건설업이 망했다고 보는 것은 오해예요. 오히려 커졌죠. 다만 주택 매매가 아니라 임대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이상영 명지대 교수)

“국내에서도 소형 주택 시장부터 임대관리업이 점차 도입될 것입니다. 건설(시공)과 임차인 관리, 시설 유지·보수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선두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

내년부터 주택임대관리업이 도입되는 것을 계기로 이에 대한 주택·건설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주택 분양·매매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건물 관리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임대관리업’ 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여윳돈을 가진 개인부터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짓는 건설사, 상업시설 임대관리회사, 중개업 종사자 등이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막 걸음마 단계인 국내와 달리 주택임대관리업 성숙 단계에 접어든 일본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임대관리 파생 서비스의 천국 일본

지난달 30~31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일본 임대주택 박람회’에 참석한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본은 주택임대관리가 일반화돼 ‘서브리스(sublease)’나 임대료 보증 제도가 잘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서브리스’는 임대관리회사가 공실 여부와 상관 없이 임대관리를 맡긴 주택 소유주에게 고정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관리회사는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영에 나설 수 있다.

임대료 보증 제도는 세든 임차인이 거액의 보증금을 낼 필요 없이 집주인에게 2개월치 월세만 내고 보증회사에 가입해 받은 보증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임대료가 2개월 이상 늦어지면 보증회사가 집주인(임대관리회사)에게 임대료를 대신 내고 나중에 임차인에게 이를 받는다. 임대인이나 임대관리회사는 공실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국내처럼 10~70개월치 월세를 보증금 명목으로 미리 내거나 연대 보증인을 세울 필요가 없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이 파악한 임대관리 업체는 3000개(부동산중개업 겸업), 임대보증회사도 30여개가 넘는다.

일본에서는 이 밖에도 24시간 긴급대응 서비스, 리모델링, 고령자용 보험, 상속·증여 법률 서비스 등 각종 임대주택 관련 산업이 동반 성장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부동산 버블이 사그라지고 주택이 넘쳐나자 다주택자들을 임대사업자로 전환해 상속·증여세 혜택을 줬다”며 “혼자 주택 20~30채, 맨션 1~2동(동당 10~20가구)을 보유한 개인이나 건설사, 디벨로퍼 등이 모두 임대관리업에 뛰어들었고 전문 서비스 업체들도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에는 월 임대료 수입 외의 부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임대주택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태양발전설비 등 대체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생산된 전력을 내다팔 수 있도록 한 수익모델까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국내도 임대관리업 제도 정비 서둘러야

정부는 시중 여유자금을 활용한 민간 임대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4·1 부동산 대책’에서 ‘주택임대관리업’을 신설했다. 임대사업 규모가 커지면 전·월세 시장 안정화와 주택거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6월 말 국회를 통과한 관련 주택법 개정안을 보니 일본의 ‘서브리스’와 비슷한 ‘자기관리형’과 임대관리회사가 리스크를 지지 않고 매달 일정 수수료를 수령하는 ‘위탁관리형’으로 구분한 것 외에 제대로 갖춰진 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임대관리업의 핵심은 입주자 모집인 만큼 일본에선 임대관리회사가 대부분 관리와 중개를 겸업한다”며 “국내에서도 법 개정 필요성을 살펴볼 때”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내 민간 임대시장도 점차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 교수는 “초기에는 소형 주택 중심으로 가겠지만 점차 일본처럼 메이저급 임대관리 업체들이 생기면서 3~4인 가구를 위한 패밀리형이나 단독주택형 임대주택 상품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본에선 가구가 잘 갖춰진 임대주택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젊은 사람이 집을 사거나 부모 집을 상속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본격적인 민간 임대주택 시대가 오기 전에 법률·금융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주택임대관리업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면서 이 교수와 김 교수를 포함한 학계 전문가 및 실무자들이 한국경제TV 금융아카데미인 ‘와우파’가 진행하는 ‘주택임대사업과 임대관리업 실전과정’ 3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21일부터 매주 2회, 총 4주간 여의도 와우파센터에서 주택임대관리업 설립 및 운영 사례, 세제 실무, 법제도 이해, 일본 및 해외 성공 사례 분석 등을 심도 있게 강의한다.

강사진에는 심규석 한국부동산자산관리연구원 이사, 심형석 영산대 교수, 전세준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김종필 세무사, 한균익 레오팔레스21 센터장, 민경만 포스코A&C 실장, 노현균 KT에스테이트 팀장, 문제능 지오랜드 대표, 박승국 라이프테크 대표 등도 참여한다. 문의 www.wowfa.co.kr/(02)535-2577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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