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남아돌던 中·베네수엘라 수입국 전락…계획경제의 부메랑

입력 2013-08-20 16:56   수정 2013-08-21 01:40

농가 위한다는 보조금의 역설…생산성 하락에 농촌 기반 붕괴

中 "농민소득 보전" 수매가 올리자 수입 급증
베네수, 대형농장 빈민에 나눠주다 농촌 피폐




베네수엘라와 중국이 ‘다 같이 잘살자’며 펼쳤던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역풍을 맞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된 건 농업. 자국 농민을 보호해 식량 주권을 지키려던 정부 정책이 오히려 쌀 수입만 크게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때 쌀 자급률 100%를 기록, 쌀 순수출국이던 베네수엘라는 이제 순수입국이 됐다. 전통적으로 쌀을 수출해오던 중국도 2011년부터 쌀 수입이 수출을 넘어섰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쌀농사를 짓는 미국 농부들”이라며 “가난한 자들을 돕겠다고 선심 쓰듯 시행한 보조금 정책이 자기모순의 덫에 걸린 격”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석유로 번 돈 복지에 ‘펑펑’

고(故)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4년의 집권 기간 동안 자국민의 식량 주권을 찾아주겠다며 농업에 주력했다. 대형 농장을 국유화하고 토지를 갖지 못한 가난한 농부들에게 땅을 재분배했다. 식품 가격도 엄격하게 통제했다. 2011년부터는 식량 주권을 실현한다는 뜻의 ‘미션 아그로 베네수엘라’ 정책을 폈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농부들에게 수익 보조금을 약속했고, 기계와 기술도 무상 지원했다. 신청자는 1주일새 150만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베네수엘라를 쌀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시켰다. 국유화와 무상분배 정책이 가져온 건 활력 잃은 농촌 경제와 높은 물가, 치솟는 실업률뿐이었다. 오일 달러를 복지에만 쏟아부어 정치적 지지자 수를 늘렸지만 나라 경제는 엉망이 됐다. 베네수엘라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보다 높았다. 7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42.6%다.

차베스의 이 같은 농업 정책은 적대국인 미국 농부들의 배만 불리는 아이러니컬한 결과를 가져왔다. 올 상반기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9400만달러의 쌀을 수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나 폭등한 것. 미 농무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쌀 수출국 중 4위에 올랐다. 쌀뿐만이 아니다. 철강, 설탕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까지 자급하던 소고기와 커피까지 수입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의 연간 총수입 규모는 지난해 593억달러로 2000년 145달러에 비해 약 4배나 늘었다. 반면 2011년 120억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16%나 줄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하락할 전망이다.

○중국 쌀, 수입 쌀보다 50% 더 비싸

중국도 베네수엘라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최대 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었다.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쌀을 수출해 흑자를 냈다. 1998년 중국은 세계 쌀 시장의 14%를 점유하는 세계 4위 쌀 수출국이었다. 3년 전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베트남, 파키스탄, 미얀마 등으로부터 쌀을 수입하는 순수입국으로 전락한 것. 지난해 중국의 쌀 수입량은 213만t으로 수출량 26만t을 크게 앞질렀다. 쌀 수입량은 2011년보다 3.7배 늘어난 수치로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계 2위 수입국이 됐다.

정부의 지나친 보조금 정책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쌀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농촌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미를 사들이는 등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최소 보조금은 t당 420달러. 쌀 품종에 따라 t당 600달러까지 쳐주기도 했다. 이는 베트남 쌀 평균 가격보다 50% 이상 비싸다. 프레드 게일 미국 농무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농부들의 수익을 지켜주겠다고 펼친 정책이 오히려 싼 값의 수입 쌀 소비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의 쌀은 현재 공급 과잉 상태다. 쌀 생산국들의 정부가 너도나도 나서서 농가 지원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국제곡물이사회(IG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쌀 비축량은 지난해보다 2% 늘어난 1억900만t이다. 9년 만에 최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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