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리고 뒤틀고…도시문명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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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5 16:56   수정 2013-08-25 23:48

네 살 때 미국 입양 인기작가 진 마이어슨
학고재화랑서 개인전…추상화 10점 선봬



20세기 후반, 추상성에 기댄 현대미술이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고 생각한 서구 미술가들은 리얼리티에 바탕을 둔 과거의 전통으로 회귀하려 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런 움직임 속에서 등장한 사조다.

그러나 입양아 출신의 미국 작가 진 마이어슨은 그런 움직임이 섣부른 결론임을 일깨운다. 오는 9월28일부터 10월6일까지 서울 사간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끝 없는 경계(Endless Frontier)’는 추상미술이 아직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적 재현의 전통과도 버무릴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구체적인 형상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목표는 재현에 있지 않다. 작가는 미디어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바탕삼아 이것들을 왜곡하고 늘리거나 줄이기도 하고 그 위에 채색을 덧붙임으로써 추상화시킨다. 세잔과 입체파 화가들이 형상을 해체해나간 데 비해 그는 이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함으로써 추상미술이 구상미술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컴퓨터와 스캐너 등 첨단 기계문명의 산물로 작업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곧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게 된다. 작가는 스캐너, 포토샵 작업을 통해 이미지를 왜곡하고 보정하고 이것을 다시 캔버스에 옮긴다.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선 디지털작업-후 프린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디지털 작업을 캔버스라는 전통적 회화 형식 속에 녹여낸 것이다. 이런 복잡한 제작 과정은 기계문명 속에서 수없이 왜곡되며 민낯을 잃어버린 우리 삶에 대한 뼈아픈 은유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출품된 10점의 작품은 그런 작가의 의도와 복잡한 작업의 여정을 잘 보여준다. 가로 6m, 세로 2m의 대작 ‘죽음의 발명 앞에’는 거대한 도시의 수많은 단편이 압착기로 찌그러뜨린 것처럼 뭉개져 있지만 어렴풋이나마 형태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디지털 작업을 정밀하게 캔버스에 옮겼지만 간간이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선의 맛도 느낄 수 있어 디지털 아트도 전통회화도 아닌 새로운 개념의 추상 회화를 빚어내고 있다.

이 밖에 광고 촬영 세트장을 배경으로 사용된 이미지를 왜곡하고 재해석한 ‘단 한 번의 여행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기이한 형태의 나무에 둘러싸인 홍콩 거리를 묘사한 ‘평원’ 등이 관객을 맞이한다.

전시 개막에 맞춰 서울에 온 마이어슨은 “눈에 보이는 작품도 그리는 과정에서 왜곡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며 “내 작품은 특정한 장소를 그렸다기보다 내면의 장소를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1972년 인천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마이어슨은 미니애폴리스 칼리지 오브 아트 앤드 디자인과 펜실베이니아 순수미술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뉴욕, 파리, 서울을 거쳐 현재 홍콩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의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과 첼시 미술관, 런던의 사치갤러리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02)720-1524~6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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