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품질 적신호 上]"아침에 나오는 차와 저녁에 생산된 차가 달라요" 품질문제 원인 뭔가?

입력 2013-08-26 09:00   수정 2013-08-26 09:55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사로 급성장한 현대·기아차에 품질 적신호가 켜졌다. '밸류카(가격 대비 높은 품질)'로 인정받으며 글로벌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현대·기아차. 하지만 최근 들어 제품력의 핵심인 품질 문제가 속속 발생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차량 문제 발생 시 안이한 대응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 품질경영을 외치던 현대·기아차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주>

최근 현대·기아차 일부 차종에 누수 현상이 생기면서 품질 불량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물새는 싼타페(DM)로 시작된 누수 문제는 준중형 아반떼(MD)와 K3 보닛 누수로 이어지면서 소비자 불신이 커질 조짐마저 보인다.

현대차는 차량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차주들은 주행 중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앞서 싼타페의 경우 초기 늑장대응으로 일관해 오다가 관련 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뒤늦게 무상수리 발표와 함께 공식 사과했다.

싼타페 누수 이전엔 인기 차종인 그랜저의 배기가스(일산화탄소 등) 실내 유입 문제가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 등 일각에선 리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현대차는 실내 공기순환 제어장치를 달아주는 무상수리 조치로 끝나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 멈추지 않는 품질 문제 원인은?

"공장에서 아침에 나오는 차와 저녁에 나오는 차가 달라요"

현대차의 품질 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다 업계 안팎에서 떠도는 말이다. 같은 공장에서 조립·생산하는 제품인데 품질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조립공정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이것이 품질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생산공장 내 실링 처리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들의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린 싼타페 누수 결함이 설계 자체 보다는 조립공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경영학과 교수)은 "설계 불량이라면 싼타페 누수 현상이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에서도 나타나야 하는데 한국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결국 특정 시간대에 특정 공장에서 불량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작업 현장에서 조립 불량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고 추정했다. 사실상 공장 내 근로자의 작업 과정에서 제품의 불량이 나왔다는 의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과거에 파업 전후로 품질 차이가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던 만큼, 같은 생산 라인에서 나온 동일한 모델이라도 품질 차이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간 무분규로 임단협 타결을 이끌면서 이 기간 해외에서 품질 평가도 상당히 올라갔다. 그러나 올 들어선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파업 사태를 맞으면서 품질 문제가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생산 차질액은 올해만 이미 2조원이 넘어 한해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로 늘어났다. 노사분규 해결이 없는 한 좋은 품질도 뒤따르기 힘들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 수(水)타페 또 발생하지 않으려면 해결점 찾아야

현대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고환율 정책과 도요타의 리콜과 대지진 등의 반사 이익을 통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GM과 크라이슬러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혼다와 닛산은 엔고로 인해 해외 사업에 진통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현대·기아차는 판매대수를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영업이익도 자동차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생산 700만대를 넘어서는 과도한 외형 성장을 달성하면서 품질 부문에 대한 점검이 안이해졌다는 지적이 많다. 대량 리콜에 직면한 도요타의 사례처럼 생산 확대 정책으로 품질을 게을리 했다는 얘기다. 안방에선 수입차 공세 커지고 밖에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비용 절감 과정에서 부품의 상태가 나빠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신차 충돌 테스트에서도 여전히 현대·기아차의 안전도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반떼는 양호한 등급을 받은 반면 K3와 쏘울은 안전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선 많이 팔고 수익성 높이기에 집중해 온 현대차가 사후 서비스 조치엔 자동차 선두업체에 비해 소홀하지는 않은 건지에 주목한다. 자동차 리콜은 어느 회사나 있게 마련인데, 문제가 발견된 이후에 품질 불량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메이커를 바라보는 소비자 신뢰도는 달라질 수 있어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품 결함이 차가 최종 소비자 손에 건네질 때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은 단계별로 완벽해야 할 품질관리시스템이 소홀했다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최유리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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