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계 최대 빈민촌 아이가 말했다 "우린 꽃밭의 똥"

입력 2013-08-29 16:56   수정 2013-08-29 23:57

안나와디의 아이들
캐서린 부 지음│강수정 옮김│반비│388쪽│1만6000원



인도 뭄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 중 하나다. 미등록 인구까지 포함하면 2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도시에 몰려 살고 있다. 뭄바이 한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진 빈민촌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는 토착민과 이주민, 무슬림과 힌두교도의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세계적 불황과 비정규직 문제도 빈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안나와디의 아이들》은 뭄바이 빈민촌의 한 마을인 ‘안나와디’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하고 파헤친 르포르타주(기록문학)다. 저자는 퓰리처상을 받은 기자로 워싱턴포스트지 등에서 20여년간 경력을 쌓았다. 도시 빈곤과 불평등을 담기 위해 2007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안나와디에 머물며 심층 취재했다.

안나와디는 인도공항공사 소유 토지를 무단으로 점거한 곳으로 화려한 호텔 다섯 채 사이에 끼어 있다. “우리 주변은 온통 장미꽃밭이죠. 우리는 그 사이에 있는 똥 같은 존재고.” 이 마을 거주민의 말이다.

책은 안나와디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외다리 여자 파티마가 옆집과의 사소한 말다툼 끝에 분신자살한다. 경찰은 가해자로 옆집 소년 압둘과 그의 누나, 아버지를 지목해 그들은 감옥에 갇힌다. 어머니 제루니사는 가족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힘겨운 투쟁을 시작한다. 하지만 부패한 경찰과 의사는 뒷돈을 챙기기에 여념 없고, 누명을 벗겨줄 재판은 기약 없이 미뤄지기만 한다. 부지런히 돈을 모아 빈민촌을 벗어나려던 압둘 가족의 꿈도 산산조각 난다. 저자는 파티마의 분신 직전과 직후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해 168명과 반복해 인터뷰할 정도로 치열하게 취재했다. 경찰, 공공 병원, 시체 안치소, 법원 등에 남아 있는 3000여건의 공공 기록도 참고했다.

압둘 가족을 중심으로 다른 인물들의 삶도 책에 담았다. 신분 상승을 위해 극우 정당의 하수인이 된 여성 아샤, 변화하는 세상을 목격하면서도 고지식한 부모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 운명에 절망하는 소녀 미나등 빈민촌의 삶과 직면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저자는 “정부의 정책 순위와 시장의 막강한 권위가 세상을 너무 변덕스럽게 만든 나머지 이웃을 도우면 가족의 생계를 부양할 능력이 위협받고 심지어 개인의 자유마저 위태로워지는 세상이 될 경우 가난한 공동체의 상부상조 개념은 무너진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희망은 헛된 꿈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알량한 이익과 한정된 터전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부패의 지배를 받는 하류 도시의 지친 주민들이 선한 태도를 유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놀라운 점은 그런데도 어떤 이들은 선량하며,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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