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설국열차' 같은 빙하기? 1만년 내엔 오지 않는다

입력 2013-08-29 17:01   수정 2013-08-29 23:55

빙하가 품고 있는 기후변화 역사의 비밀

얼음의 나이
오코우치나오히코 지음│윤혜원 옮김│홍성민 감수│계단│412쪽│1만8000원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한창이던 1950년대 말,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미군 기지 ‘캠프 센추리’가 극비리에 지어졌다. 이 기지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주변 빙하를 녹인 탓에 폐쇄됐지만 기후 변화 연구에서는 기념비적인 역할을 했다. 군사 실험의 일환으로 대륙 빙하에 구멍을 뚫어 ‘빙하 코어’를 채취한 것이다.

덴마크 학자 단스고르는 이 얼음에 수만년 동안의 지구 기후 변화가 기록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판단은 들어맞았다. 연구 결과, 이 얼음에는 마지막 빙하기로 추정되는 시대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온난한 시대까지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

《얼음의 나이》는 빙하를 채취해 연구함으로써 아주 오래전부터의 기후 변화를 살피고 그 원리를 찾아내려는 시도를 자세히 소개한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지질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수만년간 태양과 지구의 활동이 쌓여 움직이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20~30년간의 변화만 놓고는 기후 변화의 원리를 알 수 없는 이유다.

단스고르는 캠프 센추리에서 채취한 얼음의 산소동위원소비(물을 구성하는 산소 동위원소간 비율의 차이로 고 기후 연구에서 수온을 측정하는 단위로 쓰인다)를 구해 지구의 기후 역사를 알아냈다. 산소동위원소비는 빙하기 때는 낮아지고 간빙기엔 높아지는데, 표면에서 1150m까지 빙하의 산소동위원소비는 현재와 거의 같은 약 -29‰(퍼밀·천분율)을 나타냈다. 약 1만년 전까지는 기후가 현재와 비슷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1만4500년 전으로 추정되는 깊이 1200m 부분부터는 수치가 -43‰까지 낮아졌다. 14‰포인트에 달하는 산소동위원소비 감소는 곧 20도 이상의 기온 강하에 해당한다. 이 시기를 우리는 빙하기라 부르는데, 약 6만5000년 전까지 이 시기가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다.

수만년이라는 기나긴 주기 속에 급격히 온난화된 시기도 보인다. 예컨대 ‘영거 드라이아스 이벤트’(1만2900년~1만1500년 전)로 불리는 시기의 마지막 50년에 4‰에 가까운 산소동위원소비 상승이 나타난다. 이는 이 기간에 기온이 약 6도나 급등했다는 의미다. 저자는 “영거 드라이아스 이벤트의 단기간 온난화된 시기는 현재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염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이런 단기 기후 변화는 지구 내부에 잠재된 요인 때문으로 추정된다.

15세기부터 19세기 후반까지는 ‘소빙하기’였다. 중세 유럽 역사의 기록은 이 시기에 홍수로 경작지 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빙하의 전진에 따른 재해가 각지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그러나 현재와 같은 따뜻한 간빙기가 앞으로 1만년 정도 계속되리라고 전망한다. 고 기후 연구로 봤을 때 지금은 기나긴 간빙기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셈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 “인간의 활동이 지금까지의 지구 기후 변화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화석 연료를 태우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건 인류의 불장난”이라고 주장한다.

책에 소개된 바다 밑과 극지방의 얼음에 새겨진 기후 변화의 역사를 따라가다보면 지구의 활동과 변화에 대한 거대한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전문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설명도 들어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독파한다면 이 분야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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