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뇌를 설득하라…소비자의 지갑이 열린다

입력 2013-08-29 17:12   수정 2013-08-29 23:57

바잉브레인
A K 프라딥 지음│서영조 옮김│한국경제신문사│376쪽│1만6000원




브랜딩, 마케팅, 광고 등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경제활동은 인간의 두뇌를 설득하고 소통하는 일이다. 이 ‘설득의 산업’에 세계적으로 해마다 1조달러가 지출된다. 수백만 명이 매달려 천문학적 돈을 써가며 소비자의 뇌를 설득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설득해야 할 대상인 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비자의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바잉브레인》은 뉴로마케팅 선도 기업인 닐슨-뉴로포커스의 최고경영자(CEO)인 A K 프라딥이 ‘어떻게 뇌 속의 욕망을 꺼낼 수 있는지’에 관한 뇌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기업의 실제 사례를 통해 뉴로마케팅 전략을 제시한 책이다. ‘사람들은 왜 이 물건을 살까’ ‘어떤 광고가 기억에 남을까’ 등 비즈니스맨의 고민과 궁금증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명쾌하고 쉽게 풀어낸다. 저자는 기존의 책과 달리 이론이나 현상을 나열하면서 뉴로마케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설명하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그보다 뉴로마케팅을 통해 알아낸 뇌현상이 인간의 구매심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실무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우리 모두 소비자이기 전에 인간이며, 수억 년을 진화해온 동물이다. 복잡한 자본주의 사회를 헤쳐나가야 하지만 두뇌 행동은 10만년 전과 여전히 똑같다. 이 사실은 마케터들의 골칫거리인 고객의 비합리적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구매 행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왜 소비자는 충분한 정보가 있는데 순간적 인상만으로 제품을 평가할까’ ‘왜 소셜마케팅이나 부가서비스 마케팅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효과적일까’ ‘여성의 입소문이 제품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들에 뇌과학이 말하는 답은 이렇다. 여전히 원시적인 인간의 뇌는 지금도 상대방이 적인지 먹이인지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양육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습성을 발달시켜왔고 이런 여성이 주변 의견을 경청한 뒤 안정적 선택을 하는 것은 본능의 진화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여성, 엄마의 뇌 특징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완전히 다른 뇌를 가진 이들 고객층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무엇을 피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두뇌가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선호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보통 뉴로마케팅이라 하면 화려하고 복잡한 리서치를 떠올리지만 저자는 첨단기법과 데이터를 나열하기보다 ‘왜 두뇌가 마케팅에 있어 결정적 요소인지’ 설명한다. 그리고 브랜드, 제품기획, 포장디자인, 매장과 쇼핑, 광고, 스마트 미디어의 여섯 가지 영역에서 뇌의 정보처리 단계마다 어떻게 마케팅이 개입할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정보는 시계방향으로 배치하라’ ‘이미지는 왼쪽에, 글자는 오른쪽에 배치하는 것이 정보처리에 효과적이다’ ‘얼굴을 제시한 광고는 반드시 시선을 끈다’ 등이다. 저자의 설명과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류의 공통적 두뇌 습성’을 이해하는 것이 요란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우선이라는 데 동의하게 된다.

거창한 뉴로 측정장비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두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원리를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뉴로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뉴로마케팅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우리는 두뇌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지식으로 그치지 않고, 기업이 소비자의 필요를 정확히 읽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뇌의 욕망을 알고 마케팅적 통찰을 얻는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다.

류기정 브레인앤리서치 연구개발본부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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