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조끼조끼' 놓고 황당한 'M&A 방정식'

입력 2013-09-02 17:17   수정 2013-09-03 04:36

인수자 코오롱관광이 주식사서 매각자에게 거꾸로 제공
인수자에게 주식빌려준 운용사 대표 "사기당했다" 소송



마켓인사이트 9월2일 오후 3시53분

맥주 전문점 ‘조끼조끼’로 잘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태창파로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생맥주 프랜차이즈업계의 강자였던 이 회사의 경영권 인수과정을 놓고 인수합병(M&A) 업계가 시끄럽다.

태창파로스 인수에 나선 한 투자자는 “사기를 당했다”며 인수에 참여했던 코오롱관광을 형사 고소했다. 금융감독원도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태창파로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상한’ M&A 구조

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병할 상장기업을 찾던 코오롱관광이 적자에 시달리던 태창파로스의 오너 김서기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코오롱관광은 코오롱그룹과 무관한 비상장 관광업체다.

당시 코오롱관광의 M&A를 돕던 이모씨는 “김 회장 일가 지분 8%가량을 60억원에 인수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늘리는 구조를 짰다”고 말했다.

그러나 5월 초 태창파로스의 주가 하락으로 김 회장 일가가 금융권에 담보로 맡겼던 주식은 반대매매로 전량 처분됐다. 코오롱관광은 인수할 주식이 사라지자 현금 20억원과 함께 태창파로스 주식 400만주를 매입해 김 회장에게 줘 ‘대주주’의 자격을 복원해 주는 방식으로 M&A 구조를 다시 짰다. ‘모양새’를 먼저 갖춘 뒤 지분을 다시 원점에서 재인수하면 거래의 형식이 완성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매각자로부터 주식을 사들여야 할 인수자가 반대로 매각자에게 주식을 먼저 사주는 ‘황당한’ 구조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즈음 또 다른 변수가 터졌다. 법정관리 중이었던 동양건설산업 매각공고가 예상보다 빨리 나온 것. 코오롱관광 경영진은 관계회사인 노웨이트를 통해 동양건설산업 인수도 준비하던 터였다. 두 회사를 동시에 인수하기 부담스러웠던 코오롱관광은 태창파로스를 공동 인수할 투자자를 찾았고, 주식 브로커를 통해 김유석 JKE파트너스(자산운용사)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태창파로스 100만주만 시장에서 매입한 뒤 이를 김 회장에게 계약금으로 건넸다. 코오롱관광은 자금난으로 인해 나머지 300만주를 매입하는 건 포기했다.

6월14일 코오롱관광과 김 회장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김 회장이 모스산업으로 넘겨받은 태창파로스 주식 100만주(지분율 2.17%)와 이사선임권을 65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공시에는 계약금으로 현금 6억5000만원을 건넸다고 했지만, 실제론 태창파로스 주식 100만주를 줬다. 김 회장 입장에선 매각 뒤에도 여전히 100만주를 보유하게 된 상황. 결과적으로 이사선임권만 넘기는 조건으로 65억원을 받은 셈이다. ‘이상한 거래’가 된 또 다른 요인이다. 거래소는 태창파로스가 허위공시를 했다며 지난달 28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M&A 성사까지 가시밭길

코오롱관광의 태창파로스 인수 여부는 9일 가려진다. 코오롱관광이 잔금을 치르는 기한이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되면 코오롱관광은 태창파로스 지분을 20% 가까이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자금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동양건설산업 인수에 실패한 전력이 있어 신규 투자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게 주된 이유다.

그러나 이씨는 “큰손 투자자가 증자대금 및 인수잔금을 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김찬규 태창파로스 대표도 “M&A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제기한 소송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코오롱관광 측 요청으로 태창파로스 주식 100만주를 김 회장에게 넘겼는데, 양측이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코오롱관광은 태창파로스 이사 선임을 위해 공동 인수자인 자신의 인감을 날조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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