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美시장 뚫은 한미약품, 새로운 성공신화 쓴다

입력 2013-09-06 07:09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美 FDA 승인 받아

오리지널 특허 가진 다국적 제약사의 견제
30개월 소송전 끝 돌파

다국적사도 놀란 개발
력베이징한미 성공 바탕…글로벌 제약사로 날갯짓




한미약품(회장 임성기)이 만든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이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LG생명과학이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FDA 승인(항균제 신약 ‘팩티브’)을 받은 2003년 이후 10년 만의 쾌거다.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은 엄밀히 말하면 ‘개량신약’이다. 신약에 ‘개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구조나 제형을 변경’해 개발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약과 복제약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의약품이다.

제약업계가 에소메졸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에서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경쟁 상대인 오리지널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넥시움’(제약사 아스트라제너카)의 지난해 미국 내 판매액이 23억7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한미약품은 넥시움의 특허가 만료(내년 5월)되기 전에 에소메졸 승인을 따낸 만큼 제네릭(복제의약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험난했던 FDA 승인 과정

에소메졸은 넥시움에 비해 가격은 30%가량 저렴하면서도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오리지널 특허를 갖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너카는 한미약품이 미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한미약품이 2010년 FDA 승인을 신청하자마자 아스트라제너카가 특허연계소송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매출 6000억원대인 한미약품과 39조원인 아스트라제너카의 미국 내 특허분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아스트라제너카가 워낙 거세게 나와 한때는 미국 진출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한미약품은 30개월 동안의 치열한 공방 끝에 미국 법원으로부터 “에소메졸이 아스트라제너카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한미약품은 이르면 9월중 미국에서 에소메졸 판매에 들어간다. 넥시움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5월까지 10개월 동안 한미약품은 다른 제네릭 경쟁자들 없이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가 인정한 개발능력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약을 주로 파는 다른 제약사들과 달리 한미약품은 도전적인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업계에서 ‘이단아’로 불렸다. 한미약품의 개량신약들은 이런 ‘도전문화’의 결과물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에소메졸 외에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 복합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혈전치료제 ‘피도글’ 등 여러 개량신약들을 갖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량신약 사업에 주력한 것은 ‘오리지널약’을 개발하기에는 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신약을 개발하려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 들어간다. 반면 복제약은 너도나도 뛰어들어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어 개량신약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한미약품의 이 같은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최근 들어 쇄도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복합제를 대안으로 삼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은 미국 제약사 MSD가 판매를 맡고, 한미약품은 개발을 담당해 탄생한 개량신약이다. MSD는 하루에 한 알만 먹어도 되는 이 약을 51개국에서 팔고 있다.

이후 사노피아벤티스 GSK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복합제 개량신약 개발을 한미약품에 요청해왔다. 사노피의 이베사탄과 한미약품의 아토바스타틴을 합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는 올 4분기 중 국내 시판 허가를 획득 할 전망이다.

이 사장은 “복합제 개량신약은 두 개의 약을 섞어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한미약품이 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

개량신약에 주력한다고 해서 복제약 부문을 내팽개친 것은 아니다. 예컨대 한미약품의 제네릭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의 맹활약은 한미약품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월 판매 금액과 수량 모두 오리지널 ‘비아그라’를 제쳤다. 한 알에 1만5000원인 비아그라에 맞서 2500원으로 책정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독특한 제품디자인 등이 시장에서 통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팔팔에서만 매출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네릭도 마케팅을 잘 하면 오리지널약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마케팅 사례로 꼽힐 정도다.

해외에서 처음부터 임상시험을 하는 신약도 13개를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6개는 한미약품이 글로벌 의약품을 목표로 임상2상과 3상 시험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한미는 한미약품이 갖고 있는 독특한 경쟁력이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미약품은 10여 년의 시행착오 끝에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베이징한미는 현지생산뿐만 아니라 의사·약사가 주축인 900여명의 영업조직, 석·박사 130명의 연구소를 갖춘 ‘중국 속 또 하나의 한미약품’이다.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넘는다. 올해 18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진출 초기에 어린이용 유산균 정장제 ‘마미아이’(메디락), 어린이 기침가래약 ‘이탄징’ 등 유아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마케팅 덕분에 해당 분야 시장점유율 1위까지 올라서는 등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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