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테크팩솔루션 매각 잘 될까, 김병주 MBK 회장의 고민

입력 2013-09-09 14:37  

메릴린치 자문사,1순위 후보 롯데알미늄 빠져 흥행 찬물
MBK '바이'만 9조원어치, '아웃'실력은 국내 단 2건



이 기사는 09월05일(05: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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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200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테크팩솔루션 매각에 착수했다. MBK는 씨앤앰, HK저축은행 등 매물로 내놓은 것들이 모두 팔리지 않아 이번 매각 성사 여부에 M&A(인수·합병)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K는 2005년 설립 이후 19개 기업에 투자, ‘바이(buy)’의 귀재로 정평이 났지만 ‘아웃(out)’에는 명성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 빠진 매각 흥행 '빨간불'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테크팩솔루션 매각을 위해 최근 BoA메릴린치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티져 발송 등 본격적인 '세일'에 나서진 않았지만 이렇다 할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팩솔루션은 포장용 유리용기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로 MBK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다. 2008년 12월 거래 금액은 4000억원(당시 2억9900만달러)으로 MBK는 두산에 2010억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1990억원은 시중은행과 국민연금 등에서 대출로 조달했다.

거래 당시 테크팩솔루션의 EBITDA가 360억원이었으므로 테크팩솔루션의 가치는 EBITDA 대비 11배 가량으로 평가됐던 셈이다. 지난해 EBITDA는 456억원이다. 2008년과 동일한 M&A배수를 적용할 경우 매각가는 최소 5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업계에선 테크팩솔루션과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롯데알미늄이 매각 흥행의 키를 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IB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규제에 대한 우려 등으로 롯데가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인수 후보로는 효성, 삼양사, 한일제관 등 동종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꼽힌다.

사모펀드 중에선 5000억원 이상 대형 매물을 소화할 만한 곳들이 많지 않은 데다 특히 외국계들은 MBK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 “구태여 매물을 받아줄 이유가 없다”(대형 PEF 대표)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대출(연 7.5%) 형식으로 테크팩솔루션 인수에 참여했다는 점도 국내 사모펀드로선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요인이다. 국내 대형 PEF들 대부분이 국민연금 돈을 받아 운용하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MBK측은 테크팩솔루션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시장 지위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매각이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리병 분야 점유율이 34%로 1위고, 플라스틱 병(11%)과 알루미늄 캔(26%)은 각각 2위와 3위다. MBK 측은 "본격적인 인수 후보 찾기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흥행 여부는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바이아웃 명가 MBK 명성 찾을까
MBK파트너스는 한국을 비롯 동아시아 지역 총 19개 기업에 투자했지만 투자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국내에선 한미캐피탈과 금호렌트카 등 2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한미캐피탈은 2007년에 인수했다가 이듬해 곧바로 매각했고, 금호렌트카는 지분을 판 것이어서 MBK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바이아웃’ 의 전형적 사례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사모펀드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이유로 “MBK가 해외에서 쌓은 실력을 국내에서 만큼은 아직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H&Q AP코리아가 2005년에 결성한 1호 펀드를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리고 청산한 것과 대조적이다.

MBK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수차례 매각에 나섰다 성사시키지 못한 대표적인 기업은 씨앤앰과 HK저축은행이다.

씨앤앰의 경우 인수 후보 기업으로 분류되는 CJ, SK, 태광그룹이 ‘오너 리스크’로 대형 M&A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2007년 인수 당시 워낙 비싼 값에 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다른 사모펀드에 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MBK는 씨앤앰을 여러개로 쪼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인수한 HK저축은행 역시 흥행을 못하긴 마찬가지다. 2011년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가 저축은행 사태로 투자 회수에 실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테크팩솔루션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놓고도 본격 세일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이번에도 또 실패할 경우 MBK 명성에 흠이 갈까 두려워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씨앤앰의 경우 공식적으로 매물로 내놓은 적이 없다"며 "투자 회수와 관련해서도 해외에선 루예제약(중국), 갈라TV(대만)를 매각했고,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중국)도 매각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며 "국내외 19개 회사에 투자해 5곳에 대한 투자 회수에 성공한 만큼 '아웃'에 이렇다할 성과를 못 냈다고 하는 비판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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