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의장 유력한 서머스 자격 논란] 고용보다 물가 중시하는 '强달러' 지지자…"금융위기 초래" 비판

입력 2013-09-11 16:48   수정 2013-09-12 01:41

美 정계·학계'反서머스'확산
규제완화로 금융위기 초래…양적완화 정책에 부정적…급격한 금리 인상땐 충격

親월가 인사…리더십 논란
씨티 등서 고액연봉 받아…금융권력 견제 역할 의문…독선·여성비하 발언 문제도




미국 정치권과 학계에서 차기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 자격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하는 벤 버냉키 Fed 의장 후임에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지명할 것이 확실시되자 “서머스는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반(反)서머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의 3분의 1가량은 일찌감치 백악관에 “재닛 옐런 Fed 부의장이 적합하다”며 탄원서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유력 언론도 ‘서머스가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부각시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경제학자들도 반서머스 진영에 섰다.

워싱턴포스트는 상원의원들과 최고 경제학자, 여성계, 심지어 투자자들까지 반대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오바마 대통령만 서머스를 지지한다며 최근 여론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중 차기 Fed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Fed 의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정책 결정권자다. 달러를 찍어내고 금리를 결정한다. Fed가 정하는 기준금리는 세계 각국의 금리와 통화가치(환율), 주가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금융회사의 감독 기준도 정한다.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게 과장이 아니다.

○물가 vs 고용 논쟁

미국 정가에 일고 있는 ‘반서머스 논란’의 핵심은 중앙은행의 역할과 서머스 전 장관이 그에 적합한 인물이냐 하는 것이다. 우선 성장(고용)과 물가의 해묵은 논쟁이 한복판에 섰다. 서머스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강한 달러’ 지지자였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밑에서 차관, 부장관을 지냈고 루빈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강한 달러’는 고금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최근 NYT 기고문에서 “월스트리트 금융계와 밀접한 서머스는 실업률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인플레이션, 즉 채권 가격 변화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옐런이 비둘기파라면 서머스는 매파에 가깝다”(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평가를 받는다.

Fed는 클린턴·부시 행정부 시절(앨런 그린스펀 의장)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오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용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수년간 제로금리(0~0.25%) 정책을 유지하고 2조달러 이상의 통화를 찍어 시중의 채권을 매입하는 전례 없는 양적완화가 대표적이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6.5% 밑으로 내려갈 때까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금리를 구체적인 실업률과 연동시킬 정도였다.

반면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4월 한 포럼에서 “양적완화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머스가 Fed를 이끌 경우 통화정책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벌써부터 장·단기 금리가 꿈틀거리는 ‘서머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상 유례 없는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전환기에 정책 성향이 다른 인물이 Fed를 이끈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이고, 자격 시비를 불러오고 있다.

○금융규제 vs 완화

논란의 또 다른 배경은 금융규제를 둘러싼 논쟁이다. 서머스는 재무부 부장관·장관 시절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엄격히 분리해온 ‘글래스-스티걸 법’을 폐지했다. 또 파생상품 규제를 반대했다. 그 결과 상업은행들이 리스크 높은 투자은행 업무에 무분별하게 진출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에겐 친(親)월스트리트 성향의 규제완화론자란 딱지가 붙었다. 게다가 2011년부터 씨티그룹 고문으로 일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은 점도 논란거리다.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이해 상충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프 머클린 상원의원(민주·오리건주)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산층을 위해 일하지 않고 규제 완화 전력이 있는 인물을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집권 후 월스트리트 ‘금융권력’을 견제하고 실물경제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상업은행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 룰’을 도입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서머스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다.

역대 대통령이 지명한 Fed 의장들은 상원 인준청문회를 큰 탈 없이 통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WSJ는 “오바마가 서머스를 지명할 경우 상원 인준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Fed 100년 역사에서 가장 힘든 의장 선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가장 낮은 찬성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2010년 재신임 당시 상원에서 찬성 70표, 반대 30표를 받았는데 이게 역대 최저 기록이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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