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추석 이후 재개…鄭총리까지 나서 이례적 '현금 보상'

입력 2013-09-12 01:25  

한전, 내규 고쳐 지원…타지역과 형평성 논란
일부 주민들 반대 여전…물리적 충돌 가능성




한국전력이 이례적으로 ‘직접 보상’ 카드를 꺼내든 것은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반대 주민 설득에 나서면서 공사 재개를 위한 명분을 쌓았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전이 과거와 달리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 총리 “국민이 밀양 쳐다봐”

한전은 당초 책정했던 지역특수보상비 165억원보다 20억원 늘어난 18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최대 40%(74억원)를 개별 가구에 나눠주기로 합의했다. 밀양시 5개면 30개 마을 1800여가구에 약 400만원씩 현금이 돌아가는 것이다. 한전은 농산물 공공판매시설 등 공동시설 건설·운영비 명목으로도 7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태양광 발전사업도 별도로 추진된다. 보상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송·변전시설 주변 지역의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11일 밀양을 찾은 정 총리는 “국민이 밀양을 쳐다보는 가운데 달리 길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공사 재개를 시사했다. 그는 밀양시청에서 열린 주민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재작년(2011년 9월15일) 순환정전 사고로 국가적인 재난을 경험했고 올여름 전기 부족으로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는 등 국민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추석 이후 공사 재개될 듯

밀양은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와 신고리 원전 3·4호기를 연결하는 송전선로가 지나는 5개 시·군 가운데 한 곳이다. 한전은 밀양을 포함해 울주군·기장군·양산시·창녕군을 지나는 90.2㎞ 규모(송전탑 161개) 송전망 건설을 추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송전탑을 완공했지만, 밀양에서는 지역 주민 반대로 공사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일부 주민이 송전탑을 땅에 묻는 지중화를 요구하면서 강력하게 반대한 탓이다. 송전탑 건설은 당초 2010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3년이나 늦춰지고 있다. 신고리 3호기 완공 시기도 올 12월로 3개월가량 미뤄졌다.

보상안이 확정되면서 지난 5월29일 중단됐던 공사는 이르면 추석 이후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공사를 재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추석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주민은 여전히 반발

그러나 반대 주민들은 공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 주민들은 정 총리가 방문한 단장면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총리님, 저희는 보상을 원하지 않습니다’ ‘밀양시는 한전의 하수인 노릇을 즉각 중단하라’ 등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계삼 765㎸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주민들의 의사(지중화)와는 다른 보상안이 확정돼 매우 유감”이라며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공사를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현금 보상 방식 역시 논란거리다. 한전은 밀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내규를 고쳐 현금 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내규에 따라 송·변전시설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보상을 하는 대신 지방자치단체 사업을 지원하는 등 간접 보상을 해왔다. 보상금을 둘러싼 지역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데다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다.

문제는 이 같은 한전의 보상 방식이 이미 송전시설이 건설된 지역에 대한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력 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데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책사업에 협조하기보다 적극 반대하는 지역에 더 큰 보상이 돌아가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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