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추석의 사장들

입력 2013-09-12 18:10   수정 2013-09-12 22:09

권영설 편집국 미래전략실장 yskwon@hankyung.com


다음주면 추석이다. 오랜만에 길게 이어진 빨간 날짜에 가슴 설레는 직원들이 많다. 열흘 가까이 쉴 수 있어 유럽여행을 떠나는 젊은 사원들은 얼마나 좋을까.

문제는 자영업 또는 중소기업을 하는 ‘사장님’들이다. 경기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데, 일 할 날은 줄고, 나갈 돈은 어김없이 마련해야 하니 죽을 노릇이다.

사장들을 만나보면 ‘목숨 걸고 사업하고 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비장해 보이지만 목숨을 걸고 멋지게 승부하고 있다는 뜻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자신을 비롯한 온 일가친척의 돈이 이 사업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그러니 장사가 잘되면 몰라도 안 되면 줄줄이 파산할 거라는 걱정에 목숨 걸고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은 못하고 나갈 돈은 많고

가만히 월급쟁이 할 것을, 기술자가 됐으면 이 고생 안 할 텐데,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사업을 해야 하나. 사장들의 넋두리는 추석 무렵이 되면 더 잦아진다.

한국의 사장들이여! 이럴 때일수록 자부심을 갖고 더 용맹정진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업이란 이미 성공사례가 많듯이 잘되기만 한다면 월급쟁이 신세를 벗어나 평생직업, 평생직장, 그리고 더 나아가 일가(一家)를 이루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주위를 보라. 대기업에서 30년 넘게 일하다 퇴직한 임원들 가운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돈을 모아 놓거나 연금을 잘 준비한 사람이 아니면 등산객 신세를 거쳐, 지하철 여행자가 되는 수순을 밟는다. 한 번에 망할까봐 사업도 못 벌이고, 어떻게든 쪼개 쓰려고 공부도 제대로 못한다. 그러니 더 젊었을 때 일생을 걸 만한 사업을 벌이는 것, 장사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니 우리 시대 중소기업 사장들은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돈을 번다는 것은 큰 재주요, 능력이다. 존경받아 마땅하다.

요즘 얘기가 아니다. 수천년 전 ‘사기(史記)’에 그렇게 기록돼 있다. 사마천은 재화의 증식을 뜻하는 ‘화식(貨殖)열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부유해지는 데에는 정해진 직업이 없고, 재물에는 정해진 주인이 없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기왓장 부서지듯 흩어진다.”

사업도 실력, 자부심을 가져라

시대를 초월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행운과 능력, 도전의 상징이다. 그리고 그 성공에는 반드시 큰 보답이 오게 돼 있다. 사마천은 부자가 될 수 있는 자질로 임기응변하는 지혜, 일을 결단하는 용기, 주위와 함께하는 어짊(仁), 지킬 바를 끝까지 지키는 자세 등을 강조했다.(김원중 건양대 교수) 이런 것들이야 말로 한국의 사장들이 한두 개씩은 갖고 있는 덕목 아닌가.

이런 덕목을 가진 사람들이 주위와 함께 일을 벌이면서 사회에 일자리를 늘려 가는 것, 이것이 사업 또는 회사의 가치다. 사마천은 ‘화식열전’을 이렇게 끝맺는다.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으며, 100년을 살려거든 덕을 베풀어라.”

덕이란 바로 사람을 위한 일, 요즘 말로 하면 고용창출이요, 직원들을 더 잘살게 해주고 인재로 키우는 일인 것이다.

경기침체 속에서 속앓이 하는 사장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추석 무렵. 그것이 결국 사업을 하는 자의 숙명이고, 초심을 잃지 않으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 싶다.

권영설 편집국 미래전략실장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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