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소재' 새 지평 연다 中]전기차·스마트폰도 탄소섬유로 만든다···더 가볍고 더 강하게

입력 2013-09-16 09:43  

전주시에 위치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본관 1층 로비에는 조금 특별한 제네시스 쿠페(데모카)가 있다. 기존 모델보다 80kg 가량 차체 중량을 줄여 연비는 2.2%, 가속 성능은 4.7% 끌어올렸다. 무게를 감량했지만 맷집은 더 강하다. 성인 남성이 발로 힘껏 차체에 충격을 가해도 전혀 찌그러지지 않는다.

그 특별함의 비밀은 차량 소재에 있다. 차의 후드, 지붕, 도어 등에 쓰인 소재는 바로 탄소섬유다. 강철보다 10배 이상 단단한 내구성을 갖췄으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고 탄성율은 7배나 뛰어난 탄소섬유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 연비에 사활 건 항공·자동차, 경량화 소재 탄소섬유 노린다

탄소섬유 소재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항공과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안전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강하고 가벼운 소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꿈의 여객기로 불리는 보잉787과 에어버스380은 주요 구조물의 50% 이상에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항공기에 비해 연비소비효율은 20% 가량 향상시킬 수 있었다.

내년 한국에 출시될 예정인 BMW 전기차 'i3' 역시 차체 소재로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배터리 장착으로 몸무게가 늘어난 전기차는 소재에서 무게를 줄여야 연비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 대당 100억원에 육박하는 모터스포츠 F1(포뮬러원) 머신이나 고성능 스포츠카에 제한적으로 쓰이던 탄소섬유가 친환경자동차를 필두로 적용 분야를 넓혀가는 이유다.

특히 대기오염으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연비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탄소섬유 활용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자동차 부품에 들어가는 탄소섬유 소재 수요는 매년 20%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윤혁 효성 산업자재PG 상무는 "자동차 업체들은 그간 성능이나 연비 향상을 위해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에 집중해 왔다"며 "그러나 파워트레인 개선 효과도 한계를 보이면서 소재 경량화로 관심을 옮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부터 건축자재까지…전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기초 소재

항공과 자동차 산업 외에도 탄소섬유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스마트폰, TV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스포츠레저용품, 건축자재, 의료기기 등으로 용도가 확대될 수 있다.

김헌 한국탄소융합기술원 경영기획본부장은 "지진에 견디는 건축 자재, 밟아도 부러지지 않는 안경테, 소매치기가 칼로 찢어도 찢기지 않는 가방 등 탄소섬유가 쓰일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해 가격을 낮추면 적용 분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산업에 걸쳐 활용될 수 있는 기초 소재인 만큼 고강도 탄소섬유 양산에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6대 탄소섬유 소비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국산화를 통해 탄소섬유를 좀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응용산업 연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탄소섬유에 대한 기술력 확보는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탄소섬유의 적용으로 국가의 핵심 기간 산업인 조선, 자동차, 항공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방탄복, 미사일 등 방위산업에도 폭넓게 쓰여 국방력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최락휘 전주시 탄소산업과장은 "철강을 중심으로 한 소재 산업이 20세기를 지배했다면 21세기에는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한 융복합 소재들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최유리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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