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이산가족 급속 고령화…年 4000명 사망

입력 2013-09-22 16:56   수정 2013-09-23 02:39


북한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하자 이산가족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산가족 1세대들은 대부분 고령자여서 이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년 정도 지나면 이들 대부분은 세상을 뜰 것이는 게 관련 기관의 분석이다. 특히 한 번에 남북 가족 100명씩 만나는 현행 방식으로는 이산가족들의 한을 푸는 데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청자 중 44%, 이미 사망

1988년부터 지난달까지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9035명이다. 이 가운데 5만6544명(44%)은 이미 사망했으며 생존자는 7만2049명이다. 최근 10년 사이 급속한 고령화로 매년 약 4000명이 세상을 뜨고 있다.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사람들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80.4%, 80세 이상은 49.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갈수록 사망자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이산가족 상봉 재개, 더는 시간이 없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상봉 신청자의 사망률과 평균 기대여명으로 판단해볼 때 생존자 가운데 70세 이상은 10년 내 상당수 사망하고, 20~24년 후면 모두 숨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생애 한 번이라도 가족과 만나려면 매년 상봉 규모를 70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산했다.

◆부모, 모두 사망

시간이 지날수록 상봉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는 신청자 가운데 고령자, 직계가족 우선 원칙에 따라 선정한다. 70대 이상 이산가족은 부모는 숨졌을 가능성이 크고 배우자나 형제·자매가 살아 있을 확률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령자들이 많아 금강산까지 이동해 2박3일씩 머무르는 상봉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오는 25~30일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봉 행사를 앞두고 1차 후보자 500명 가운데 150명 정도가 건강 문제 때문에 스스로 상봉을 포기했다. 부모, 형제, 자녀 등이 사망하고 조카, 삼촌 등 얼굴을 잘모르는 친인척만 남은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상봉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꾸는 예도 있었다. 이번 상봉 행사 남측 2차 후보자 250명 가운데 북측에 친인척이 확인돼 상봉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된 117명 가운데 북측의 부모가 살아있는 경우는 없었고, 형제·자매가 살아있는 사람이 58명, 삼촌 등 친척이 41명, 자녀 12명, 배우자 3명, 손자 3명 순이었다.

◆전면적 생사확인·서신 교환 등 시급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정례화, 서신교환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면적인 생사확인은 최우선 과제다. 남북 각 100가족씩 1년에 한두 번꼴로 이뤄지는 현재의 상봉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통일부가 2011년 이산가족 1만605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헤어진 가족과의 교류방법으로 생사확인(40.4%)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대면상봉은 35.9%, 서신교환은 10% 등이었다. 그러나 헤어진 가족의 생사를 실제로 확인한 경우는 1만605명 가운데 8.4%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등을 북측에 꾸준히 요구했으나 북한의 거부 등으로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남북은 지난달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생사확인, 서신교환 실시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으나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한 마당에 이런 합의서 내용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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