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미국 미시간주의 작은 마을 클레어에서 경찰관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강도나 살인사건이 아니라 111년 된 동네 빵집이 문을 닫는다는 뉴스였다. 9명의 토박이 경찰관들은 유년시절의 추억이 서린 이 빵집을 직접 인수하기로 마음먹고 돈을 모았다. ‘캅스 앤드 도넛’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연 빵집은 경찰 기념품으로 매장을 꾸미고 ‘심야 교대’ 커피, ‘밀고자’ 도넛 등 새 메뉴를 추가했다. 이 빵집은 순식간에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많은 타지 손님도 끌어모았다. 쇠퇴하던 마을의 중심 상권은 북적이기 시작했고, 비어 있던 상점가도 점차 다시 채워졌다.책 이름인 《로커베스팅》은 지역(local)과 투자(investing)의 합성어로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가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저자는 “이름도 잘 모르는 지구 반대편의 거대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지역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지역사회를 후원하는 동시에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지역에서 창출된 돈이 멀리 떨어진 기업 본사에 빨려 들어가는 일 없이 지역경제에 유익한 방향으로 재순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미국 정부의 대기업 선호 정책과 왜곡된 자본시장이 어떻게 지역의 중소기업을 몰락시키고 있는지 지적한다. 벤처 자금은 극소수의 신생기업에만 돌아가고, 주식시장은 돈 많은 대기업을 위한 터전이 됐다는 것.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월스트리트 대신 생산적이고 수익성 있는 곳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빠르게 투자했다 이익을 거둬가는 ‘패스트머니’의 반대 개념으로 가까운 곳에 오래 머물게 하는 ‘슬로머니’ 투자가 그런 대안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저자는 로커베스팅 사례를 조사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손실을 본 곳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한다. 대형 체인 서점에 밀려 사라질 뻔했던 뉴욕의 한 서점은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매출을 40%나 늘렸다. 와이오밍주 소도시 파월의 주민들은 지역의 유일한 백화점이 문을 닫자 직접 투자해 상점을 세웠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주민들의 사랑 덕분에 매년 수익을 올리면서 연 15%씩 배당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했다. 지역 농업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시작한 레스토랑 파머스 다이너는 지역 내 식재료로 음식을 제공한다는 ‘로컬 푸드’ 붐과 함께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저자는 로커베스팅이 반(反) 대기업 운동으로 여겨지는 것을 경계한다. 지역투자 운동은 지역 기업에 공평한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하는 운동이지 규모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풀뿌리 투자가 활성화돼 지역경제가 튼튼해지면 국가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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