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세계는 지금 임플란트 전성시대…"2020년 10조 시장 열린다"

입력 2013-09-27 07:00   수정 2013-09-27 17:56

스위스 빌르레 스트라우만 제조공장을 가다

15초 만에 1개씩 생산…29단계 생산공정 중
16회 안전성 검증 작업…임플란트 글로벌 1위

고령 인구 급속 증가…시장 매년 17~18% 성장




지난 23일 스위스 빌르레 지방에 있는 임플란트회사 스트라우만의 생산공장 내부. 각 층에 15초마다 임플란트를 1개씩 생산해내는 첨단 자동시스템이 구비돼 있고, 생산시설 옆에는 140㎡ 남짓한 검사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70여명의 직원 대부분이 현미경이나 육안으로 나사보다 조금 더 큰 치아 임플란트를 꼼꼼히 살펴본다. 임플란트에서 잇몸뼈에 심는 고정체의 불량을 검사하는 작업이다. 직경이 7㎜에 불과해 육안으로 작업이 힘든 공정에서는 현미경으로 5000배를 확대한다.

앤듀 데이비드 공장장(부사장)은 “임플란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티타늄 재료를 선별하는 것부터 시작해 총 29단계의 생산공정을 거친다”면서 “특히 전체 공정 가운데 16단계에서 정밀검사기기나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표준화된 매뉴얼과 비교하는 검증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약간의 오차만 있어도 환자 치아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제품 하나하나 전수검사를 한다는 설명이다.

1954년 설립된 스트라우만은 1974년 임플란트를 처음으로 출시해 현재 글로벌시장 1위(점유율 18%)를 질주하고 있다. 치과분야에서 틀니시대를 접고 임플란트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임플란트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생산공정의 70% ‘안전성 검증’

스트라우만은 전체 매출의 7%(지난해 기준 42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장기 메디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10년간 임상데이터를 공식 발표한 것이 한 예다. 10년 전 스트라우만 임플란트를 시술했던 환자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해 건강 이상 유무를 일일이 체크했다. 그 결과 10년간 임플란트 생존율은 무려 98.8%에 달했다. 임플란트 실패율이 불과 1.2%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같은 10년 데이터를 발표한 회사는 전 세계에서 스트라우만이 유일하다.

제라드 바우어 스트라우만 R&D 총괄대표는 “골프클럽 헤드에 쓰이는 티타늄 재질의 임플란트는 노년층의 고기 소비량을 늘리고, 양질의 단백질 섭취는 그만큼 근육의 활력을 키워 건강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게 한다”며 “안전성이 확보되면서 세계 각국의 임플란트 시술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저변 확대, 2020년 10조 시장

임플란트 기술의 승부는 뼈와 임플란트 간 융합, 예컨대 골융합이 얼마나 잘되는지에 달려 있다. 통상 이 기간은 3~6개월 정도 걸린다. 스트라우만은 최근 이 기간을 3~4주로 앞당긴 ‘SLActive(에스엘액티브)’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일명 ‘친수성 임플란트’로 불린다. 생산공정 마지막 부분에 특수약물이 담긴 캡슐에 임플란트를 넣어두는데, 시술할 때 개봉한다. 이 제품은 종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뼈와 임플란트의 결합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치료기간과 환자 고통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6개월 이상인 임플란트 치료 과정을 4주 이내로 줄인 것이다.

이 같은 기술력에 대해 바우어 대표는 “시계 정밀공법과 장인정신에서 비롯되는 스위스 회사 특유의 인내와 섬세함이 반영됐다”면서 “실제로 빌르레 제조공장 주변에는 롤렉스, 몽블랑, 태그호이어, 론진, 블랑팽 등 세계적인 명품시계 제조공장들이 즐비한데, 이들 제품의 핵심기술 중 일부도 스트라우만이 제공한다”고 말했다.

마르코 가돌라 스트라우만 회장은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럽, 북미, 아시아권의 임플란트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매년 17~18% 증가 추세로, 2020년이면 10조원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르레(스위스)=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 임플란트 시술

인공치아를 치아가 상실된 부위에 심는 것. 임플란트는 1952년 스웨덴 정형외과 의사 브레네막 교수가 뼈 치유 연구 도중 토끼 다리뼈에 티타늄이라는 금속으로 만든 원통을 넣었다가 수개월이 지난 뒤 우연히 이 원통이 뼈와 뒤엉켜 분리되지 않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 시초가 됐다. 그 이후 스트라우만 등이 치아 임플란트를 개발하면서 현재 연간 4조5000억원 시장으로 커졌다.


임플란트 시장도 '디지털화'…개인별 맞춤 보철물 제공

인터뷰 다니엘 뷰제 스위스 임플란트협회장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5000억원에서 2020년이면 10조원대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환자와 의사 간 분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분야가 임플란트 시술이다. 시술을 원하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워낙 고가 시술이다 보니 임플란트 본래의 목적인 안전성과 지속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비용에 대한 고려가 큰 탓이다.

임플란트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다니엘 뷰제 스위스 임플란트협회장(베른대 치대 학과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자들은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평생 안전하게 임플란트가 유지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사는 환자에게 시술한 임플란트 제조업체가 시장에 남아 있어야 사후 관리도 가능하므로 믿을 만한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뷰제 회장은 스트라우만이 개발한 임플란트 제품의 10년 임상을 진행해왔으며 내년에는 세계 최초로 20년 임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가 바라보는 임플란트 제품 개발의 글로벌 트렌드는 임플란트 제조·시술과정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시술 각 단계에서 실패율을 낮추는 것이다. 실례로 스트라우만은 티타늄 표면에 특수처리를 통해 골융합 기간을 기존 3~6개월 걸리던 것을 6~8주로 줄인 2세대 임플란트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3세대 임플란트 제품 에스엘액티브(SLActive)를 출시해 골융합 기간을 2~4주로 줄였다. 특히 기존 티타늄 금속보다 약 50% 이상 강한 신소재를 사용해 턱뼈가 상대적으로 얇거나 치아 간격이 좁은 아시아인에게 적합한 제품도 선보였다. 스트라우만은 내년에 티타늄이 아닌 세라믹 소재로 만든 임플란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뷰제 회장이 제시한 임플란트 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는 ‘디지털화’를 통한 개인별 맞춤 보철물 제공이다. 이전에는 치아의 본을 떴지만 현재는 옵티컬 스캐너를 사용해 디지털 데이터를 축출하고 이를 시술이나 보철물 제조 과정에 사용한다. 스캔한 자료를 바탕으로 의사가 환자와 치료 상담을 하고 어떤 시술이 필요한지 등을 논의할 수 있으며, 인공 치아를 만들 때 활용하기도 한다.

뷰제 회장은 임플란트 시술 후를 더욱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흡연은 임플란트 실패율을 높이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임플란트를 하는 젊은 환자의 80% 정도가 흡연자”라면서 “흡연자는 임플란트를 하더라도 5~7년 뒤 감염 가능성을 높이고, 단기적으로는 임플란트 성공률을 낮추는 한편 니코틴으로 인해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베른(스위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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