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2년 계약직 조종사를 채용하면서 합격자들에게 교육비 명목으로 8000만원씩을 부담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6일 신입 부기장 채용 결과를 발표하면서 합격자들에게 입사 조건으로 교육 프로그램 참가비 8000만원을 두 달 안에 입금하라고 통보했다.
신입 조종사가 부기장 자격을 취득하거나 비행시간 1000시간을 채우는 데 드는 교육 비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조종사 채용에서 지원자 100여명 중 28명을 선발했다.
조종사 채용의 전제 조건으로 교육비 자비 부담을 내건 것은 이스타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원칙적으로 신입 조종사 교육비를 회사에서 부담하되, 비용 분담이 필요한 경우 나중에 월급에서 공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지원자들에게 비행훈련과정 이수 증명서와 비행학교장 추천서 외에 범죄경력증명서를 내도록 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채용에 지원했던 A씨는 “돈을 낼 여력이 있는 사람만 선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조종사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 수억원을 들인 응시생들에게 다시 수천만원을 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수전 이스타항공 대표는 “성장 가능성 있는 국내 신입 조종사를 선발해 육성하고 취업과 연계한다는 점에서 국토교통부에서도 이런 채용 방식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처음 시도하는 제도라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조종사가 꿈인 일반인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부기장 자격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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