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형·무빙 스피커 채택 "TV는 점점 날씬해져도 소리는 더 빵빵해졌죠"

“TV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디자인과 화질이고 그 다음으로 예산입니다. 사실 소리를 들어보고 사는 경우는 드물죠.”
경기 평택의 LG전자 TV연구소에서 만난 김희진 TV음질팀 수석연구원(팀장)은 “정작 집에서 TV를 볼 때는 음향 때문에 제품 만족도가 낮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TV는 말 그대로 ‘시청(視聽)’하는 제품인 만큼 구매할 때 ‘보는 것’만 챙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스피커도 TV 디자인이나 화질에 발맞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갈수록 날씬해지는 TV 제품에서 스피커 개발팀이 넘어야 하는 가장 큰 벽은 디자인이다. 갈수록 두께가 얇아지고 베젤(테두리)도 안 보이는 추세여서 스피커를 탑재할 곳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스피커가 다양한 음역을 커버하려면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수적인 데, 전면이나 측면에 스피커를 장착할 자리가 점차 없어지는 현실에서 화질에 맞춰 음질 성능도 높여야 하는 것이 딜레마”라고 말했다.
영상으로 가득 찬 TV 본체에서 스피커 공간을 찾고 좁은 틈에서도 소리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원을 켜면 화면 하단에서 스피커가 나오는 UHD TV의 무빙 스피커나 곡면형 OLED TV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필름형 스피커는 그렇게 탄생했다. 벽걸이 OLED TV는 베젤과 액자 사이 둘레 공간을 스피커로 활용하고 있다.
디자인이 넘어야 할 벽이라면 영상은 서로가 호흡을 맞춰야 할 상대다. 김 팀장은 “소리가 전부인 오디오와 달리 TV 스피커는 화면과 어울리는 소리로 맛깔난 조연이자 감초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영화처럼 조연이 재미를 더하고 흥행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스마트 사운드’다. 기존 음향 모드는 표준, 음악, 영화, 스포츠, 게임 등으로 나뉘어 있지만 보통은 표준 설정을 바꾸지 않고 쓴다. 이를 목소리, 음악, 영화로 구분해 TV가 자체적으로 소리를 감지하고 그때그때 적절한 모드로 바꿔 표현하는 방식이다. 김 팀장은 “음악은 좌우로 퍼지는 소리, 영화는 입체감을 살린 웅장함이 포인트”라며 “올해 생산하는 제품엔 모두 스마트 사운드가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 화면이 계속 커지고 또 얇아지고 있어 김 팀장의 고민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명확한 소리로 전달력을 높이면서 상황에 맞게 입체감도 키워야 한다. 그는 “100인치대 TV는 영화관 같은 멀티채널 사운드를 구현하면서 별도 장치 없이 TV 본체에서 모든 음향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면에 어울리는 소리 설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어떤 주변 환경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소리가 나도록 하는 게 과제”라고 설명했다.
평택=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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