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전초전 우리F&I 매각,백조가 아니라 오리?

입력 2013-10-07 11:19  

금융위,은행지주들 인수에 '난색'
사모펀드들 "무수익자산 규모가 관건,정밀실사 해봐야"



이 기사는 10월04일(08: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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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계열 부실채권(NPL) 전문 회사인 우리F&I 인수전은 시장의 예상대로 과연 뜨거울까. 300만원의 정보 이용료를 내고 IM(information memorandom)을 받아간 곳만해도 10여 곳이 넘고, 이 중엔 은행 지주사들을 비롯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일단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리F&I의 가치를 재무제표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밀 실사 후 본입찰에서도 흥행이 이어질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예상이다.

◆금융위 "은행지주들 NPL에서 손 떼는게 좋은데…"
우리F&I는 우리금융그룹에서 발생한 NPL(non-performing loans)을 관리하기 위해 2001년 설립한 회사로 국내 NPL 시장에선 자산 규모로 유암코에 이어 2위다. 재무재표만 놓고 보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0년 말 1조1683억원이던 자산은 2011년 1조3710억원에서 지난해 1조7669억원으로 늘었다. 기업으로 치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영업이익도 매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다. 2010년 468억원, 2011년 581억원, 2012년 584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만 322억원에 달했다. 유암코와 비교한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유암코의 ROE가 14.4%인데 비해 우리F&I는 17.4%를 기록했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 NPL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측의 세일즈 포인트다.

이런 이유로 여러 SI(전략적 투자자)와 FI(재무적 투자자)들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지주들이 대표적인 인수 후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지주들이 자회사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가 그랬던 것처럼 부실채권들을 떠안을 자회사를 하나 갖겠다는 의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만해도 부실화된 외환캐피탈 처리를 놓고 고민을 해오면서 NPL 자회사를 설립하는 안을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과 NPL 자회사간 부당 거래를 못하도록 방어벽을 치는 등 시스템만 갖춰놓는다면 은행지주들의 우리F&I 인수를 막기는 어렵다”면서도 “은행 건전성을 감독해야 하는 입장에선 달가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 당국은 기본적으로 NPL 시장이 비은행 회사들의 경쟁을 통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도 '특수시장 경험 없어'고민 거듭
사모펀드들로서도 우리F&I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NPL이라는 특수한 시장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곳들이 인수했다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IM을 받아 간 사모펀드는 국내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을 비롯해 KKR, 칼라일 해외 대형사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우리F&I가 보유한 무수익자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될 수 있느냐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일반 제조업과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며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숫자만 갖고 M&A배수를 적용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우리F&I와 같은 NPL 전문 회사는 ABS(자산담보부채권)와 부동산 PF용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주식을 사들인 뒤 각각 이자와 배당금으로 이익을 회수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수 기간이 통상 1년”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들이 눈여겨 보는 대목은 우리F&I가 1년 넘게 이익을 회수하지 못한 자산이 상당히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밀 실사 후 본입찰에선 참여자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설령 인수하더라도 유암코라는 정부가 뒤에 버티고 있는 조직과 경쟁을 벌여야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암코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의 건전성이 나빠지자 금융감독 당국 주도로 시중은행들이 균분 출자해 만든 한시적 조직이다. 지난해 사라져야했으나 시한을 5년 연장했다. 앞으로 4년 뒤 유암코가 사라진다는 점을 가정한다고 해도 우리F&I 인수자는 4년간 유암코와 경쟁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유암코는 철저히 은행 건전성 강화를 위해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수익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암코와 우리F&I 간 ROE 비교가 그다지 의미없는 이유다. NPL 업계 전문가는 "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구조조정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인력들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우리은행이라는 배경 덕분에 있던 인력들이 사모펀드가 인수한 후에 빠져나가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M&A 업계에선 우리F&I 인수전의 유력 후보로 오릭스를 꼽고 있다. 일본 금융업체들은 국내 NPL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봐왔다. 신세이은행은 이미 국내 NPL 시장에 2004년에 진출, 4위권 업체로 부상했다. 우리F&I는 2005년까지 리먼브라더스와 합작 관계를 유지하다 2006~2009년까진 신세이뱅크를 파트너를 끌어들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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