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영국신사의 자존심 입은 이 남자 탐난다

입력 2013-10-11 22:06  

럭셔리&스타일

헬멧·백미러 등 車용품 만들다 의류·가방 등 토털 브랜드 진화
남아프리카 특산섬유 재킷 '캄데부 블레이저' 핵심 아이템…가방·지갑은 100% 수작업
담배 던힐, 이름만 같은 남남




명품 브랜드 가운데 ‘남성만을 위한 명품’을 지향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영국의 남성 명품 알프레드 던힐은 그래서 더 돋보인다. 알프레드 던힐은 의류, 가죽 잡화에서부터 커프스 링크, 안경, 향수, 펜, 라이터, 시계에 이르기까지 ‘남자의 물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휴대폰 케이스, 골프공 케이스, 안경집 같은 독특한 소품을 만들고 남자들을 위한 비밀 아지트까지 운영하는 독특한 명품 브랜드다.

●변화무쌍 120년 역사

알프레드 던힐은 의류와 가죽 잡화로 유명하지만 모태는 자동차용품이다. 이 브랜드가 탄생한 것은 1893년. 스물한 살이던 창업자 알프레드 던힐이 가업인 마구(馬具) 제조업을 물려받으면서다. 하지만 그는 말보다 당시 막 뜨기 시작한 자동차산업에 주목했다. 자동차가 곧 ‘남자들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직감한 것.

던힐은 가게 간판을 ‘던힐 모토리티즈’로 바꿔 달고 자동차용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이름 아래 모터만 빼고 자동차와 관련된 건 다 팔았다. 세련된 헬멧, 장갑, 고글, 경적, 계기판 시계 등으로 런던 신사들을 매료시켰다.

남성들에게 기발한 제품을 선사한다는 던힐의 ‘모험가 기질’은 브랜드의 밑바탕이 됐다. 그는 1908년에는 아예 특허 회사를 세우고 특이한 발명품을 쏟아냈다. 접히는 백미러, 가방을 열면 안에서 빛을 내는 조명, 낚싯대, 크리켓, 비행기 조종사용 의류 등 당시로선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였다.

●영국 신사를 닮은 명품

1929년 창업자가 물러나고 2세가 뒤를 이으면서 알프레드 던힐은 ‘남성 토털 브랜드’로 본격 진화한다. 의류, 가방, 시계, 필기구, 화장품 등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롤스로이스의 주문 제작 자동차에 달린 실내등에서 영감을 얻은 시계는 우아한 영국 귀족 스타일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섹시스타 마돈나는 알프레드 던힐의 남성용 셔츠를 과감하게 걸쳐입기도 했다.

이 브랜드는 여러 면에서 자존심 강하고 고집 있는 영국 신사를 닮았다. 1941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듀크가(街)의 상점은 독일군의 폭격을 받아 무너져내렸다. 이 회사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거리에 테이블을 깔고 장사를 계속했다. 당시 총리인 윈스턴 처칠은 이 광경을 우연히 보고 알프레드 던힐의 팬이 됐다.

●최고 고객에게 최고 가치를

알프레드 던힐의 간판 상품은 ‘캄데부 블레이저(단품으로 파는 재킷)’다. 남아프리카 캄데부 지역의 특산 섬유를 사용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여행용 가방에 말아 넣더라도 꺼내면 순식간에 구김 없이 원형대로 돌아온다.

원하는 가죽과 디자인을 골라 가방, 지갑, 서류케이스 등을 만드는 맞춤 가죽 서비스도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장인들이 100%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제품을 받기까지 가방은 9개월, 지갑은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최고급 사양의 가방 가격이 5000만원을 넘지만 ‘전 국민이 다 아는’ 유명 기업인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남자들의 안식처, 던힐 홈

최근 이 브랜드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던힐 홈(The Homes of Alfred Dunhill)’이다. 던힐의 모든 제품을 판매할 뿐 아니라 칵테일바, 이발소, 와인저장소까지 갖춘 최고급 매장이다. 2007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홍콩까지 4개 도시에 들어섰다.

던힐은 1998년 스위스 명품기업 리치몬트그룹에 인수됐다. 오랜 전통에 막강한 자본력을 더해 ‘영국 스타일’의 대명사로 세계 남성을 사로잡고 있다.

명품 브랜드 던힐을 담배 던힐과 헷갈려하는 사람이 적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때 식구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던힐은 1907년 전문매장을 따로 열고 담배, 파이프, 라이터를 팔기 시작했다. 뛰어난 품질 덕에 영국 왕실의 면허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기업 BAT에 담배 부문을 매각하면서 이름만 같은 남남이 됐다. 패션 브랜드는 소문자인 ‘dunhill’, 담배는 대문자인 ‘DUNHILL’이라고 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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