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장통 방불케하는 국감장 풍경은 여전하고…

입력 2013-10-16 21:46  

벌써부터 해도 너무한다는 불평 불만이 쏟아진다. 오늘로 나흘째를 맞는 국회 국정감사 얘기다. 국회의원들은 수감기관장에 호통을 치는 것도 모자라 아예 답변을 끊어버리고 혼자 떠드는 원맨쇼를 벌인다. 장관이 원하는 말을 내놓지 않으면 차관이 대신 답변하라며 망신을 준다. 무조건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국회를 무시한다는 면박이 돌아온다. 11월2일까지 630개 기관을 감사하겠다는 국회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다짐했던 정책 국감은 이미 글렀다는 소리가 나온다.

특히 증인으로 불려 나온 기업인들은 황당하기만 하다. 상임위마다 국감장 복도에 한나절 앉혀놓고는 하나마나한 질문을 한두 개 던지기 일쑤다. 심지어 엉뚱한 회사를 자동차회사인 줄 알고 불렀다가 “아니다”라는 짧은 답변을 듣고는 그냥 돌아가라고 했다는 코미디 같은 일까지 벌어졌다. 그래서 기업인 증인들의 답변시간은 대부분 1분도 안 걸리고 불과 10초 정도면 끝나기도 한다. 국회가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세운 기업인은 거의 20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엊그제만 해도 40명이나 불려나와 이런 꼴을 겪었다. 국감을 마치고 돌아나오는 기업인마다 “도대체 왜 오라고 했는지를 모르겠다”며 혀를 내두른다. 오죽하면 쌍용차 노조위원장조차 “노사가 알아서 할 테니 이제 제발 불러내지 말라”고 호소했겠는가.

국감을 핑계로 미운털이 박힌 기업인을 불러내 호통을 치고 망신을 주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 국회 권력의 횡포다. 장·차관을 비롯한 공직자들을 불러 국감장 주변에 줄을 세우는 것처럼 기업인들도 한 건 잡겠다며 마구잡이로 불러낸다. 여야 의원들은 1년에 한 번 있는 국감 대목만큼은 동업자 의식으로 똘똘 뭉친다. 국회의원실 복도마다 민원인들로 북적댄다. 어떤 의원실에 머리를 조아리는 민원인이 많이 찾아왔는지가 의원 개인의 권력을 재는 척도처럼 간주된다. 앞에서는 호통치고 뒤로는 감사를 살살 하거나 증인에서 빼주는 대가로 인사청탁을 하고, 후원금을 챙긴다. 이런 판에 무슨 정책 국감인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