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스파이더 "따라올 테면 따라와"

입력 2013-10-24 06:58  

제로백 3.7초, 560마력…슈퍼카 '끝판왕'의 위엄



요동치는 엔진의 우렁찬 배기음이 중미산 일대에 울려 퍼졌다. 낮게 깔린 차체는 네 발을 지면에 밀착시킨 채 코너를 움켜쥐고 돌아나갔다. 속도를 올리자 세찬 바람이 열린 지붕 안으로 기분 좋게 몰려 들어왔다.

람보르기니. 다섯 글자만으로 남자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다. 람보르기니가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페라리의 맞수로서 폭스바겐그룹의 아낌 없는 지원 아래 갈수록 강력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선보이는 람보르기니는 유럽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성공 신화의 한가운데에는 ‘가야르도’가 버티고 서 있다. 람보르기니 역사상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더 뉴 가야르도 LP560-4’를 시승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모델인 스파이더를 탔다. 소프트톱을 장착한 오픈카 모델이다.

○편안한 승차감과 정숙성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최고 출력이 500마력을 훌쩍 넘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생긴 것도 짧고 굵은 직선으로 구성돼 있어 강한 인상을 준다. 딱 봐도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선보일 것 같았다.

성능에 집착한 나머지 승차감은 포기하지 않았을까. 당연히 시동을 걸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달려보자 예상 밖으로 부드럽고 차진 승차감이 엉덩이를 받쳐줬다.

중저속에서는 정숙성도 뛰어났다. 함께 시승한 신민식 람보르기니 서울영업팀 과장은 “람보르기니의 장점은 스포츠카 본연의 주행성능과 함께 일상 주행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세팅됐다는 점”이라며 “많은 고객이 시승한 후 첫 마디가 ‘편안하다’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삼성동을 출발해 경기 양평군 옥천면 중미산을 찍고 오는 왕복 120㎞ 구간을 달린 후에도 피로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겉보기엔 거칠고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차갑지만 막상 자신의 가족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남자랄까. 겉과 속이 멋지게 다른 차란 생각이 들었다.

○민첩한 몸놀림과 황홀한 배기음

시승차인 가야르도 LP560-4 스파이더는 5.2L 10기통 엔진이 차체 뒷부분에 세로 형식으로 탑재돼 있다. 출력은 모델명의 숫자와 같은 560마력. ‘4’는 4륜구동이라는 뜻이다. 이 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320㎞에 이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7초 만에 주파한다. 이 숫자만 봐도 직선주로에서는 감히 따라올 자를 찾기 힘들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차의 진짜 재미는 코너링에 있다. 시원한 6번 국도를 달리다 옥천면으로 접어들어 중미산 고갯길로 향했다.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에겐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같은 곳이다. 차 한 대 없는 한적한 길을 달려봤다. 직진밖에 모를 것만 같던 가야르도는 스티어링휠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재빨리 몸을 비틀었다. 차체가 낮고도 낮은 스포츠카지만 넓은 시야를 확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패들시프트의 증단, 감단 조작 여부에 따라 엔진은 성난 황소 같은 울음소리를 중미산 일대에 퍼뜨렸다. 지붕을 열고 달리니 배기음과 바람 소리가 뒤섞여 차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달릴수록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200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한 가야르도는 지난 10년 동안 1만여대가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람보르기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직접 타보니 괜히 많이 팔린 차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3억원 초반이지만 지붕이 열리는 스파이더 모델은 3억8000만원이다. 차 값만 보면 롤스로이스 ‘고스트’와 맞먹는다. 신 과장은 “한 체급 위인 ‘아벤타도르’는 롤스로이스 ‘팬텀’과 비슷하다”며 “쉽게 넘볼 수 없는 가격이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기꺼이 돈을 지급하면서 사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틀린 말 같진 않았다.

양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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