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포털인 구글이 한글과 한국 문화 확산을 위해 협력하고, '인터넷 박물관'으로 커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구글코리아는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문체부 유진룡 장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속 한국문화 융성' 협력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양 기관은 향후 2014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에 한글 체험 및 교육 컨텐츠 제작을 지원키로 했다. 또 '구글 문화연구원'을 통한 한국문화 홍보 강화, 컨텐츠 창작자 지원을 통한 창작 환경 조성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이번 발표는 2011년 양 기관이 맺은 '문화 및 컨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서'를 기반으로 했다. 다만 구글은 이번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한글이야 말로 한국이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글은 백성들이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문자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창제됐고, 이는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 미션과도 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이미 세계인의 의사소통을 위한 번역도구를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 언어를 배울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글은 한국 문화의 요체가 됐기 때문에 세계로 알리는데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은 국립한글박물관에 한글 컨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한글 창제의 원리 등을 주제로 하는 '어린이 교육체험실' 일부와 한글 체험공간인 '한글배움터', 온라인상에서 한글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웹프로그램 개발 등에 재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구글 문화연구원' 내 '역사적 순간' 섹션에 한국 고전영화와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가 직접 올린 한복 이야기 등 한국문화 컨텐츠를 공개했다. '구글 문화연구원'은 중요한 문화 자료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해 전 세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체부와 구글은 지난 2011년 11월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2년간 협력해 왔다. 유튜브 내에 케이팝(K-Pop) 채널을 신설하고, 지난해 10월 가수 싸이의 서울시청 공연을 생중계했다. 올 8월과 9월에는 비욘드 케이팝(Beyond K-Pop) 콘서트를 여섯 차례 개최하고, 이를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또 한국영상자료원이 구축하고 구글에서 영어자막 번역을 지원, 지난 5월에 문을 연 유튜브 한국 고전영화 전용 채널은 하루 약 2700회의 평균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해당 채널에서 영화를 감상한 사용자의 약 70%가 해외 사용자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는 올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금은 세계 어디서나 K팝을 들을 수 있고, 저 역시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배우기도 했다"며 "구글은 역사가 15년 밖에 안되지만, 반 만년 역사를 지닌 한국의 한글, 한복, 한옥 등에 대한 컨텐츠를 계속 알리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스타일을 들은 외국인 중 단 1%가 한글을 배워도 1800만명에 이른다"며 "앞으로 한글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터넷이란 박물관을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2011년 구글과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산업 육성과 해외진출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2년간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전 세계 사용자들이 함께 소통하는 구글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한국문화가 더 융성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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