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게임 개발자는 딱 봐도 게임을 좋아하게 생긴 스타일에 체크무늬 남방을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고, 헝클어진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다닌다? 큰 오산이다. 주변에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다 어디 갔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갖고 싶은 남자'들이 게임업계에 숨어있다고 말해주자. 화려한 가을야구 시즌을 맞아, 게임톡 여성 황인선 기자가 사심 가득한 기획 인터뷰로 '같이 야구장 가고 싶은' 훈남 야구 게임 개발자 F4를 만나보았다. <편집자주></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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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야구장에서 시원한 홈런이 터지기에 좋을 정도로 화창했던 10월 25일, 경기도 판교 엔트리브 사무실에서 세 번째 훈남을 만나보았다.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의 강자 '프로야구매니저(이하 프야매)'의 임태훈 기획자이다. 전형적인 츤데레(겉으로는 차갑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게 챙겨주는)남(男)이다. </p> <p>첫 인상에서부터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그는, 섭외 성사되기 전 5번이나 튕기면서 애를 먹여 인터뷰 시작 전까지 홍보 담당자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임 기획자는 소감으로 '훈남으로 뽑히다니 말도 안된다. 얘기가 잘못 전달된 줄 알았다'라고 말하며 펄쩍 뛰었다.</p> <p>하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미리 준비한 A4용지 5장에 육박하는 질문 답변서를 꺼내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겉모습은 시크하지만 속은 따뜻한 남자였다. 빽빽하게 찬 A4용지만큼이나 게임에 대한 사랑, 특히 '프야매'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임 기획자와 함께 게임업계 입문의 남다른 사연과 '프야매'에 대한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이야기해보았다.</p> <p>■ '새벽에 풀숲에 TV 숨기고, 몰래 가져오는 일 반복'</p> <p>임 기획자의 경력은 약간 특이하다. 아직 33살밖에 되지 않은 젊은 나이(?)지만, 업계 경력은 벌써 13년차다. 그는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4살 때부터 손에서 게임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때려도 보고 달래도 봤지만,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포기를 하실 정도였다'고 들려주었다. 하지만 요즘엔 좀 한다(?)하는 게이머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이것은 인트로에 불과했다.</p> <p>그는 이어 '고등학교는 인문계로 진학하긴 했지만, 학교 공부는 뒷전으로 했다. 학교에는 잘 가지 않고 매일 시립 도서관에 출근하다시피 했다.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도서관에 가서 게임 관련 전문 서적부터 인문학까지 가리지 않고 모조리 읽었다. 비록 학교는 잘 나가지 않았지만, 독서를 많이 한 것은 지금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p> <p>여기서 끝이 아니다. 임 기획자는 '학교에 다닐 당시에 부모님께 게임기를 사기 위해 손을 벌릴 수 없으니, 길거리에 버려진 만화책을 주워다 팔기도 했다. 그 돈을 한푼두푼 모아 게임기를 샀다. 가장 중요한 TV는 고물상에 사와서 풀숲에 숨겨놨다. 그래서 새벽에 몰래 나와 가지고 들어가 게임을 하다가 다시 숨겨두는 생활을 반복했다'며 절절한 게임에 대한 몰래한 사랑을 이야기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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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상경을 했다. 아무것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무작정 게임사에 들어가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지만 당시 젊은 혈기로 경영자들에게 귀엽게 보였던 것 같다. 책상 세팅도 되어있지 않은 서울 수서의 한 작은 게임사 생활이 그렇게 시작했다.'</p> <p>이후 N사, G사, J사 등 다양한 회사를 옮겨다닌 그는 콘솔과 온라인, 모바일에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임 기획자는 '그때 많이 배운 것 같다. 물론 일은 엉망징창이었다.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니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처음엔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기획자가 제일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정착했다'며 당시를 추억했다.</p> <p>■ '회사에 소문난 '프야매' 열혈 유저'</p> <p>엔트리브에 정착한 임 기획자는 처음에 '프야매'가 아닌 골프게임 '팡야'로 시작했다. ''프야매'를 좋아하긴 했지만 담당 게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엔트리브에서 '프야매 마니아'로 소문날 정도로 열혈 유저로 게임을 즐겼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피드백이 오가고 같은 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야매' 분들과 알고 지냈다'고 설명했다.</p> <p>야구 게임을 다루는 만큼 '프야매' 팀이 열혈 야구팬이라는 사실은 회사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집이 경남 쪽이라 자연스럽게 롯데팬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에 올라와 잠실 야구장에 가서 우연히
두산 응원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 때부터 두산팬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p> <p>이어 '개인적으로는 두산 팬이지만 팀원들은 각각 성향이 다르다. 양 옆에는 SK팬, 기아팬이 앉아있고, 고개를 뒤로 돌리면 한화팬이 있다. 종종 평일에 몰래 야구중계를 켜놓고 보다가 한 쪽에서는 소리를 지르고 한 쪽에서는 한숨을 쉬는 경우도 있다'고 이야기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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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프야매' 팀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바로 리그 경기가 있는 날은 절대 야구 얘기를 하지 않는 것. '각각 팬 구단끼리 경기를 할 때는 아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그래도 한 마디도 안한다. 다음날 어색하지 않기 위한 것도 있고, 경기 결과에 대해 놀리거나 자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다음에 똑같이 당한다. 예전에 팀원에게 염장을 한 번 질렀다가 똑같이 당한 적도 있다.'</p> <p>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팀이 있어 '프야매'에는 더욱 플러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에 한 팀으로 치중되어 있었다면,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개만 돌리면 다른 팀을 응원하는 사람이니 의견을 나누며 게임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p> <p>■ '프야매는 50년 맛집의 정통 레시피'</p> <p>그렇다면 임 기획자가 푹 빠진 '프야매'는 어떤 게임일까? 그는 '2010년 출시된 이후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에서 부동의 1위다. 액션이 있지는 않지만, 구단주가 되어 선수를 영입하고 성장시키고 리그를 꾸려나가면서 한국 시리즈까지 진출시키는 것이 큰 목적이다. 15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일단 한번 플레이하면 다시 방문하는 비율이 90%이다. 오픈 이후 한번도 이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p> <p>임 기획자는 프야매의 강점을 탄탄한 기본 엔진과 '꼭 가지고 싶은 카드'라 이야기했다. 그는 '역사가 오래된 세가의 엔진이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의 오래된 레시피나 마찬가지다. 기본기가 튼튼해서 위에 어떻게 건물을 세워도 흔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엔진을 손봐야 할 시간에 다른 콘텐츠를 고민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이야기했다.</p> <p>카드에 대해서는 '현재 1만 5000장이 넘는 카드가 있다. 이 많은 카드들의 공통적 특징은 예쁘다는 것. 카드 자체의 디자인이 예쁘고, 예전에 문방구에서 500원 주고 사모으던 카드 뽑기의 재미까지 더했다. 야구 전략을 깊게 모르는 유저라도 선수만 알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p> <p>이어 '물론, 카드를 많이 가졌다 하더라도 좋은 카드만 쓰게 되는 점은 아쉽다. 많은 선수를 사용하며 유저들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쉬운 점도 털어놓았다.</p> <p>■ '최동원 선수 에피소드를 직관적으로 카드에 담았다'</p> <p>현재 임 기획자는 스스로 입이 닳도록 칭찬을 늘어놓는 '프야매'에서 스토리텔링과 이벤트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p> <p>그는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레전드 선수 카드'를 기획중에 있었다. 하지만 암초에 부딪혔다. '유저들에게 어떤 동기 부여를 통해 카드를 얻도록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간단하게 '규칙'으로 정해버릴 수도 있지만, 유저들이 수긍할 수 있는 동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을 넣게 되었다'고 전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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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롯데 최동원 선수의 경우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다. 유저들이 이 선수의 카드를 갖고 싶게 만들려면 능력치 외에 한국 시리즈를 4회 등판한 사건이나, 선동렬 선수와 연장전 등 팬이라면 알고 있는 스토리를 카드에 녹였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연관된 카드를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끔 디자인했다. 야구 게임은 내러티브를 갖기 어려운 장르지만, 카드를 통해 유저들이 '이야기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할 기회였다.'</p> <p>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실 '카드 수집'은 굉장한 인내를 요하는 일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런 스토리텔링을 통해 '레전드 선수 카드'를 모으면서 '이걸 어떻게 해'가 아니라 '당연히 이 카드가 있어야지. 쉽지는 않지만 말이 된다'며 수긍할 수 있었다.</p> <p>깨알같은 요소도 있다. 작전카드와 서포트 카드에서도 이야기의 재미를 느낄수 있다. '작전 카드'는 경기 시작 전, 팀의 전력을 보강하거나 타 팀의 기량을 낮추게 하는 카드를 설정할 때 사용한다. 현재 한화에서 상대팀 기를 죽이는 응원 구호로 사용하는 '예끼!'는 2011년 잠실에서
LG와의 경기 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진 한 대화 감독이 내던진 말이다. '프야매'에서도 상대팀의 능력을 하락시키는 역할을 한다.</p> <p>서포트 카드로 컨디션과 팀 분석이 상승하고, 유부남에게도 효과가 있는(?) '맞선 주선' 카드나 남들이 쉬는 휴일에 훈련을 받게 된 선수가 독기를 품으며 정신력과 제구력이 상승하는 '휴일 피칭훈련' 카드도 있다.</p> <p>그는 '카드 스토리 기획도 하고, 이벤트 기획도 하다보니 게임이나 유저 한 쪽에 치중되지 않고 가운데에 위치한다. 그래서인지 종종 게임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하는 유저분들을 보아도 '아 이분이 프야매를 진짜 야구를 보듯 즐기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애정을 가지고 사랑해주시는 유저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p> <p>
임 기획자는 '한국땅에 야구팬이 있는 한, '프야매'를 영원히 서비스하고 싶다. 좋아하는 선수를 소유하고 키워서 구단을 만드는 것은 팬심으로 하는 활동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우리도 야구팬인 만큼 오래오래 문제없이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이야기했다.</p> <p>그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역시 '임 기획자에게 '프야매'란?'이다.</p> <p>'멋진 비유도 있겠지만, 그냥 직구로 말하고 싶다. 프야매는 야구 팬심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야구게임이다. 구단에 대한 기사를 찾고, 선수를 찾아 사진을 보는 등 야구에 대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팬심을 100% 이해한다. 그 마음을 게임 안에서 유저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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